-
-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중국 역사이야기 2 - 전국시대
박덕규 지음 / 일송북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다른 것에 대해서는 별로 부러울 것도 없는 중국에 대해서 가장 부러운 것이 바로 역사의 사료이다. 특히 우리가 같지 못한 고대사에 대한 많은 이야기는 참 부럽다.
흔히 춘추 시대와 전국 시대를 합해서 춘추전국시대라고 한다. 춘추시대는 서주가 견융의 침입으로 망하고 동주시대가 열리는 때(기원전 770년)부터 시작되는데, 공자가 편찬했다고 하는 노나라의 역사서 <춘추>와 시대가 거의 겹치므로 이것으로 이름으로 삼은 것이고, 전국시대는 이견은 있으나 대체로 진(晋)이 위, 한, 조 삼국으로 분리되고, 위, 한, 조가 제후로 인정을 받은 시점(기원전 403년)부터 진(秦)의 시황제가 중국을 통일하는 때(기원전 221년)까지인데, 한나라 때 유향이 이 시기의 역사를 기술한 책인 <전국책>에서 이름을 따 전국시대라고 한 것이다.
이 책에는 전국시대에 가장 유명한 역사적 이야기들이 모아져 있다.
모두 유명해서 어느 정도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익히 들어왔을 이야기들이지만, 다시 읽어도 흥미진진하다. 그 중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서문표가 물의 신인 하백의 색시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무지한 백성들을 착취하는 무당과 관리들을 강물에 던져버리는 대목은 언제 보아도 통쾌하고, 동문수학한 방연의 꾐으로 불구가 되고 목숨이 위태롭다가 미치광이 흉내를 내고 결국 제나라의 군사 참모가 되어 마릉에서 방연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나 범저가 위나라에서 거의 죽을 뻔하다가 진나라의 재상이 되어 복수하는 이야기는 한편의 드라마 같다.
종횡가(縱橫家)로 유명한 소진과 장의의 이야기도 재밌다. 초나라에서 화씨옥의 도둑으로 몰려 죽을 만큼 맞은 장의가 자기 아내에게 자신의 혀가 온전한가 하고 묻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나온다.
멱라강에 몸을 던져야 했던 굴원의 이야기는 망국의 아픔을 겪었던 우리나라의 열사, 의사들이 겹쳐서 비장한 마음이 들게 하고, 연나라 공자 단의 부탁으로 나중에 시황제가 되는 진의 왕을 죽이러 떠나는 자객 형가가 떠나기 전 황하를 보면서 부르는 노래 역시 비장하다.
지금 우리나라에 <삼국지>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삼국지 역시 유익하고 좋은 책임에는 틀림없으나 그 이야기의 시대는 후한 말엽부터 진이 통일하기까지 겨우 100여년 정도 이다. 그 시대만을 열광할 것이 아니라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모두 읽어보는 것이 더 많은 교훈과 지식을 얻을 것이다. 또한 덧붙이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 사람은 중국 역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읽고 즐겼으면 하는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