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태고의 유전자
뤽 뷔르긴 지음, 류동수 옮김 / 도솔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역진화'라는 말은 생소한 단어이다. '진화'의 뜻에 비춰볼 때 다소 역설적이기도 하다. 역진화란 식물의 씨앗과 동물의 알의 배아 단계에서 전기장 자극을 가하면 현재는 소멸한 수 천, 수 만년 전의 형질이 발현한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과학계에서도 매우 희귀한 경우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정설로 인정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장을 거쳐 역진화한 식물이나 동물을 보면 발생율이 현저히 높아지고, 생장과 발육이 왕성하며, 성장 속도도 매우 빨랐다. 식물의 경우 자라서 열매를 맺기까지 기한이 해충이나 잡초의 성장 속도보다 훨씬 빨라서 그 해를 입지 않기 때문에 살충제나 제초제가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전기장 처리의 효과는 여기에 그치지 않아 고기를 전기장 안에 두면 변패 속도가 확연하게 지연되었고, 적혈구나 장기의 생존 시간이 길어졌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볼 때 전기장의 유용성은 농업적 측면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까지 매우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효과에도 불구하고 '역진화'는 기존의 과학계의 인정을 못받고 있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역진화' 현상은 아직 뚜렷한 이론적 설명이 없으며, 기존의 유전공학적 이론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 속에서 학문의 발전은 절대로 점진적이고 순탄하게 진전되어 온 것이 아니다. 기존의 패러다임이라는 군대와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군대가 맞붙어서 싸운 결과로서 발전을 이루어왔다. 이로 보자면 현재는 '역진화'라는 새 패러다임이 '유전공학'이라는 구 패러다임과의 투쟁 상태라고 보아도 무방할 듯 싶다.
앞으로 '역진화'가 농업 분야에 끼칠 영향은 거의 무한대이다. 전기장 처리를 통과한 씨앗의 발아율과 수확량은 기존의 종자에 비해 월등하게 우수하고, 빠른 생장 덕분에 농약이 필요없다. 이러한 잇점은 종자와 식량을 다루는 거대 다국적 기업과 농약을 생산하는 산업에 불리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이 가진 엄청난 힘으로 역진화의 대중화를 막으려 할 것이다.
지구상의 생태계는 미생물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상호간의 대립과 의존에 따른 매우 복잡한 그물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아직까지 상호간의 영향력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현재에는 사라지고 없는 과거의 생명체가 이 그물 속에 던져질 때 그것이 미칠 영향은 미지수이다. 또한 공룡 같은 괴물체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역진화에 대한 접근이 매우 신중해야할 당위성이 있다.
다행스런 것은 아직까지 실험 결과에 따르면 재생된 생명체는 과(科)를 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공룡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또한 재생한 생명체가 2, 3세대로 내려가면 그 재생 효과는 감소하여 다시 현생 생명체의 형태로 돌아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만일에 그것이 자연계에 퍼진다고 하더라도 그리 오래 존속할 수 없다는 말이다.
아직은 전기장을 이용한 '역진화' 현상이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무한하다. 그러므로 책임있는 많은 과학자와 농업기술자들이 여기에 참여하여 이론적으로 확립하여 학문화시키고, 실험적으로 실행하여 식량 부족을 해결할 가능성을 모색해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