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초원에서 보내는 편지 - 평생 잊지 못할 몽골의 초원과 하늘,그리고 사람 이야기
강제욱 외 지음 / 이른아침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90년대 초반 소련이 붕괴될 때까지 몽골은 우리에게 낯설은 나라였다. 지구 상 가장 큰 나라인 소련과 중국 사이에 낀 나라 정도 인식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한때 대제국을 거설했던 징기스칸의 나라였고 옛날 고려를 침략한 나라라고 알면 그나마 많이 안다고 할 수 있었다. 또한 학교 다닐 때는 몽골을 몽고(蒙古)라고 배웠다. 중국인들이 한자로 표기할 때 그렇게 한 모양인데, 글자 그대로 뜻풀이를 하면 대강 '미련하고 원시적'이라는 뜻일 것이다. 참 간악한 중국 사람들이다.

지금은 많은 몽골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근로자로 들어와 있고, 우리나라 사람들도 몽골에 사업과 관광 등으로 많이 진출해 있어서 더 이상 먼 나라가 아니다. 그러나 그 나라에 대해서 전보다 더 많이 아느냐고 질문한다면 대답할 말이 궁색해진다. 실상은 지금도 징기스칸 말고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이 책은 여전히 낯설은 몽골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단순히 하늘과 맞닿은 광막한 초원과 그 위를 달리는 무리진 양떼나 말떼만이 몽골 얼굴의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반 세기 전에 외세에 의해 남북으로 갈라져 지금도 고통을 겪고 있다. 몽골도 비슷한 처지에 있다고 하면 언뜻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청의 지배를 받다가 청이 망한 후 러시아와 중국에 의해 지금의 몽골과 중국의 자치구로 남아 있는 내몽골로 나뉘게 되었다는 것을 안다면 몽골 사람들이 더 친근하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이 책은 여섯 분이 몽골과 내몽골을 여행하면서 겪고 느낀 점들을 편지 형식으로 서술하면서 직접 찍은 다양한 진을 보여주어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쉽고 재밌게 몽골을 알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의 관점에 따라 몽골의 얼굴을 여러 각도로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유익하고 재밌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어서 국가 영위가 쉽지 않다면, 몽골도 역시 러시아와 중국으로 둘러싸여 있어 동병상련의 감을 느낄 수 있다. 아마 몽골인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가면서 기술과 자본이 풍부한 우리나라와 자원과 영토가 풍부한 몽골이 서로 협력한다면 서로 간에 많은 이익을 얻을 것이 분명하다. 또한 앞으로 남한이 섬처럼 고립되어 있는 것에서 벗어나 북한을 통해 대륙으로 진출해야한다는 당위성에서도 몽골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아도 한국와 몽골 두 나라는 서로 더 많이 알고 친숙해져야 할 것이고, 이런 관점에서 이와 같은 류의 책들이 많이 읽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문에 딱 와 닿는 말이 있다.

"몽골을 감상적으로 바라보거나 단편적인 실리만으로 접근하는 일은 위험하다. 이제 우리는 몽골과 새로운 관계를 모색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몽골이 가진 풍부한 자원과 넓은 국토는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고, 한국의 자본과 기술은 몽골에겐 미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다시 한 번 세계 국가 건설을 꿈꾸는 몽골과, 세계로 도약하려는 한국. 문화, 언어, 인종적 동질성이 의외로 쉽게 두 나라의 장벽을 무너뜨릴지 모르겠다."

 

얼마 전에 테레비에서 몽골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인의 추태가 방영되었다. 한마디로 '매춘관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7, 80년 대에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했던 바로 그 짓을 똑 같이 우리가 다른 나라에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몽골에서는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었던 민중의 감정이 반한 감정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우려스런 일이다. 그리고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 대해 화가 나면서 참으로 딱하다.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이런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또한 양국에서 강력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고 처벌을 가하여 더 이상 두 나라 사람들 간에 위화감이 확산되지 않도로 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가진 자원이 이것말고 또 무엇이 있다는 말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