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성(들) - 인간의 본성을 만드는 것은 유전자인가, 문화인가?
폴 R. 에얼릭 지음, 전방욱 옮김 / 이마고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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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인간 집단을 부양하는 지구의 능력은 거의 한계에 다달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과연 인간은 이 지구 상에서 영원히 존속할 수 있을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가?

 

인간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매우 독특한 존재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그 차이점은 유전자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본성은 유전자에 의해 정해지는 것인가? 유전자가 인간의 본성을 규정하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개별적으로 인간들이 모두 동일한 본성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환경과 문화적 차이에 따라서 달라진다. 심지어는 같은 유전자를 갖고 거의 동일한 환경에서 자라는 쌍동이조차 본성이 다른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본성'이 아니며, '인간의 본성들'도 아니고, '인간의 본성(들)'인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인간의 본성을 이루는 것은 유전, 환경, 유전-환경의 상호작용 이 세 가지라고 하였다. 만일 오직 인간의 본성이 유전자에 의해서 형성이 된다고 가정할 때 인간에 의해 유발된 수 많은 현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인간 본성의 변화에 기대야 한다면 정말 절망적인 일이다. 왜냐하면 유전적 진화는 수 많은 세대를 거쳐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 본성을 생성하는 데 유전자뿐만 아니라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유전적 진화로 볼 때 현재 인류는 1만년 전 구석기 인류와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1만년 전 농업 혁명이 일어난 후에 발달한 문화적 진화로 볼 때 인류는 전혀 다른 존재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문화적 진화는 유전적 진화에 비해 엄청난 속도로 이루어진다. 인간의 본성을 형성하는데 문화가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긍정할 때 1만년 전의 인간의 본성과 현 인류의 본성이 같지 않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500년 전의 인간과 현 인류의 본성도 같지 않으면 50년 전과도 같지 않다. 이렇게 본다면 앞으로 50년 후의 인간의 본성은 현재의 인간의 본성과도 달라질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문화적 진화를 올바르게 유도할 수 있다면 인간의 본성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본성이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면 인간의 본성에 기인하여 만들어진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저자가 궁극적으로 주장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처음 서양인이 이스터섬을 발견했을 때 그 섬은 이미 폐허로 변했고 많을 때는 2만 명에 달하였던 주민들이 당시에는 2천 명만이 살고 있었으며, 식인문화가 만연해있었다. 이는 인간이 환경에 맞추어 인간 의식을 변화시키지 못했을 때의 비참한 결과에 이른다는 것의 단적인 예이다.

이와 반대로 티코피아 섬에 사는 주민들은 그야말로 매우 안정된 삶을 살고 있었다. 그 과거에 티코피아에서도 이스터에서와 같은 문제점에 노출된 적이 있었으나 섬 주민들이 모두 토론을 하여 그 문제점을 해결하였다. 인간의 곡물을 축내는 돼지를 더 이상 기르지 않고 인구 증가율을 거의 0%로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던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거의 지구에 포화에 이른 인류의 미래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이스터와 티코피아의 다른 점은 인간의 본성이 다르기 때문이 아니다. 이스터는 주민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을 만큼 작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 토론해서 의견을 일치할 수 없었고, 티코피아는 면적이 작아서 섬 주문이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일치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였다.

즉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인 것이다. 지구에 살아가는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첫걸음은 서로 토론하는 것이다. 또한 이 이전에 지구의 현적한 문제점을 인간이면 누구나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저자는 '의식적 진화'를 주창하고 있다.

 

이제 인간의 본성을 만드는 것은 '유전적 진화', '문화적 진화' 외에 '의식적 진화'도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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