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김태준.소재영 지음 / 논형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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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등대, 스승




이렇게 재밌고 유익하고 감동적인 책은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요즘에는 ‘선생은 많지만 스승은 없다’는 말이 자주 회자된다. 지금이라고 해서 어찌 스승이 없겠는가만 단지 성적을 올려 좋은 대학, 유망한 학과에 입학해야 하고, 대학에서는 오로지 취업 준비로 인해 진정한 학문을 하기 힘든 시대인 탓에 스승과 제자 간에 인간적인 교류가 적어서일 것이다.




이 책은 현재 저명한 27분의 원로 학자들이 그들 스승에게서 배우고 느꼈던 참 스승의 모습을 비교적 짤막하게 서술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 국문학사적 인물들이 많다. 그래서 중고등학교 국어시간에 암기해야 했던 분들의 낯설지 않은 이름을 볼 수 있고, 관련 학문을 하지 않은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는 처음으로 보는 이름도 있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와 해방 후의 혼란기, 6,25 동란, 전쟁 후 혼란기 등 우리 근대사의 고난을 같이 겪으면서 우리나라의 고유한 학문과 민족의 정신을 지키고, 후세에 물려주려는 노력을 한 점에 있어서는 모두 같다고 느꼈다.




참 스승은 어떤 모습일까?

여기에 올려진 스물일곱 분의 공통점이 모두 자신의 신념과 꿈을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결코 굽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속세의 공명과 부귀에 물들지 않고 고고한 절조를 잃지 않았다는 것과 자신의 학문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둔 분이 많다는 점이다.

이런 점들을 본받은 제자는 다시 이렇게 인생을 가꾸고, 또 제자의 그런 모습을 보는 우리들은 자신의 흐트러진 점을 부끄러워한다. 이로 보자면 이 책에 있는 스승이 이 책을 쓰신 분들만의 스승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스승임을 알 수 있겠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나는 이처럼 훌륭한 스승을 직접 모시지 못하였다. 살아오면서 내 곁에 어찌 그런 스승이 단 한분도 계시지 않았겠는가만 나의 어리석음과 자만함과 게으름으로 인해 마주치지 못하고야 말았다. 이제 불혹을 넘긴 나이가 되고 보니 참으로 후회스럽고 안쓰럽다.

하지만 맹자가 공자를 뵙지 못했지만 사숙하여 스승으로 여긴 것처럼, 바울이 예수를 만나지 못했지만 제자라 자칭한 것을 보면 이 책에 쓰인 많은 분들이 내가 스승으로 여기면 스승이 될 수도 있는 것이리라.




이제껏 여러 가지 책을 읽어봤지만 이 책에 있는 스승들의 저서는 거의 읽어보지 못하였다. 그 분들이 때로는 생명까지 내걸고 쓰셨던 것들인데 하는 생각을 하면 부끄럽고 숙연해진다. 꼭 기회를 만들어서 다만 몇 권이라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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