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의 심리학 - 감정적 협박을 이기는 심리의 기술
수잔 포워드 지음, 김경숙 옮김 / 서돌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각각의 사람은 인격을 가진 개별적 존재이지만 사회라는 큰 틀 속에서 서로 간에 무형의 사슬로 엮여있는 관계적 존재이기도 하다. 그 관계가 서로에게 물직적, 정신적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을 건강한 인간 관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런 건강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항상 서로 대응할 때 공평하게 주고 받는 '건강한 협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 균형이 깨져서 한 쪽은 부당한 요구를 하고 다른 한 쪽은 그 요구를 어쩔 수 없이 들어주는 관계가 있다. 더구나 이때 그 사람들 간의 관계는 대부분 외형적으로 상당히 친밀하다. 아내와 남편, 부모와 자식, 연인 관계, 친구, 동료 등. 저자는 명백한 상대의 희생을 바탕으로 요구를 강요하는 것을 '감정적 협박'이라고 정의하였다.

 

범죄적 협박자와는 다르게 감정적 협박자들은 상대가 자신의 사랑이나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상대가 자신의 뜻대로 행동하지 않으면 이를 주지 않겠다고 협박한다. 때로는 협박이 매우 교묘해서 그 실체를 선뜻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피협박자들이 느끼는 감정 상태는 마치 안개 속에 있듯 판단력이 흐려진다. 저자는 두려움Fear, 의무감Obligation, 죄책감Guilt의 맨 앞 자를 따서 안개(FOG)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만일 그 안개 속을 계속 헤매인다면 결국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의 상실로 이어질 것이고, 그 인생은 비참해질 것이다.

 

그런데 감정적 협박자들은 공평하게 주고 받는다는 인간관계의 기본적인 원칙들을 무시하는 것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숱한 좌절을 겪지만 남을 괴롭히지 않고 스스로 감정을 추스리지만, 이들에게 있어서 좌절은 상실과 박탈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으로 이어진다. 또한 이들은 자기가 강하게 나가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고 믿는데, 이 믿음은 오랜 기간 이어져온 불안, 초조에셔 연유한 경우가 많으며 이는 대부분 어린 시절 겪은 어떤 사건들과의 중요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자신의 감정을 합리적으로 제어하고 표출할 수 있는 교양이 부족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감정적 협박에서 벗어나는 첫단계로 자신과의 약속과 다짐을 적은 각서를 작성하고, '나는 견딜 수 있다'는 강력한 다짐을 하며, 자기 자신의 마음의 평정과 강한 힘을 줄 자기 긍정의 문장을 개발하여 반복하여 읽으라고 한다. 그 다음 단계로서 제시하는 것이 'SOS를 요청하라'이다.

'SOS'는 즉 멈추고Stop, 관찰하고Observe, 작전을 짜라Strategize는 것이다.

'멈춰라'라는 것은 협박자가 무엇을 요구하는 순간 미리 결정을 내리지 말라는 뜻이다. 먼저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갖기 위한 것인데,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시간을 벌 수 있는 대답을 사용해야 한다.

'관찰하라'는 결정에 앞서 벌어놓은 시간 동안 자신과 협박자 양쪽 모두를 객관적인 입장에서 관찰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요구와 자신의 감정 상태를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그 요구의 부당성을 인식하고 부정적인 감정의 원천을 발견해내야 한다.

그리고서 합리적이고 강한 작전을 짜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 책에서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방법과 그 결정을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많은 예를 들면서 설명하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사소하거나 심각하거나의 차이는 있지만 조금씩은 감정적 협박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처럼 어떤 구체적인 인물이 그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도 사회적인 관습과 도덕 등에 의해서도 그런 감정 상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나의 경우는 한국의 전형적인 보수적인 집안의 장남이 가지는 어떤 의무감, 체면치레 등에 의해 가끔 그런 감정 상태를 느낀다.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의 주인공은 바로 나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는 것이 중요할 듯하다. 그리고 타인도 그 인생에서는 주인공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그렇게 대해주면 될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누가 협박자가 되고 누가 피협박자가 되는 사태에는 이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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