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산책 - 세상을 움직인 경제학 천재들과의 만남
르네 뤼힝거 지음, 박규호 옮김 / 비즈니스맵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머리말에 아담 스미스 이전에 있었던 경제학 흐름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아담 스미스부터 시작하여 세계경제사를 좌지우지했던(혹 하고 있는) 내로라하는 경제학자 12명에 대해 쓰여 있습니다.

간략하게 그들의 생애와 자라고 교육받은 환경, 당시 세계사적 흐름 등을 설명하고, 동시에 그들이 주로 주장했던 경제이론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단 '경제'라고 하면 복잡한 그래프와 지루하게 나열된 숫자를 머리에 떠올려 미리 몸서리칠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은 실상 '산책'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호젓한 오솔길을 휘파람 불면서 거닐듯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읽다보면 이해하기 힘든 경제 용어도 마주칠 것입니다. 만일 경제학을 전공하였거나 특별히 경제적 이론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독자라면 골치를 썩힐 용어를 만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역시 그랬으니까요. 그러나 그것도 가볍게 넘기면서 전체적인 줄거리만을 따라갈 수 있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던 것은 중고등학교 때 뜻도 모르고 무작정 외웠던 학자들과 그들의 이론에 관한 용어를 다시 볼 수 있고, 이제는 별 어려움없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에 스스로 뿌듯하게 느꼈던 것입니다.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나 리카도의 '비교우위론', 칼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 등입니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 경제학도 그 사회의 과거와 현재 처한 상태를 해석하고 문제점을 고발하며 이를 토대로 미래를 설계합니다. 이 과정에서 똑같은 현상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학자들은 각자 처해진 자신의 입장이나 견해에 따라 판이한 결론에 도달합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정말 그렇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예를 들어 1차 대전과 2차 대전 전후를 산 케인즈와 하이에크는 완전히 다른 경제 이론을 성립합니다. 케인즈는 국가가 경제에 대해 책임을 지고서 시장에 강하게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하이에크는 국가가 개입하는 사회적 시장경제는 시장경제가 아니며 필연적으로 개인의 자유권을 억압하게 된다고 하여 자유시장을 옹호합니다.

내 짧은 식견으로 그들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국가 방임주의가 자칫 부익부빈익빈을 더 부추기지 않을까하는 염려를 하는 탓에 하이에크의 주장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나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 책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견해에 공감이 갑니다. 시장 자체로는 모순을 가지고 있으며 완벽하지 않으므로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시장이 항상 모순이라는 것은 아니며, 단지 국가가 시장을 완전히 자유롭게 방기해서는 안 된다고 해석이 됩니다.

 

또 지금 이 시간에도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라는 것을 생각할 때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아마르티아 센의 말입니다. 그는 빈곤과 기근에 대한 전통적 가설들을 반박했습니다. 기근이 발생하는 것은 식량공급량이 부족한 데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사회가 민주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그의 주장에 따르면 제대로 작용하는 정당체제, 자유선거, 자유언론 등을 갖춘 민주주의에서는 대규모 기근이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것은 해당 국가의 부유한 지 여부와는 관계가 없다고 합니다. 북한의 빈곤과 기아도 이 주장에 따를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외에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주인공이었던 존 내쉬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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