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의 하다 앤솔로지 시리즈의 두번째.나는 이 책을 질문을 건네는 '묻다' 의 행위로 인식하고 펼쳤다.다만 가슴에 '묻는' 질문들을 '묻는' 이야기들이었음을.김 솔 작가와 윤해서 작가를 눈여겨 보고 있던 터라둘 작가들의 이야기가 제일 기대가 됐었다.역시는 역시였다.극 형식으로 진행되는 김 솔 작가의 「고도를 묻다」 는 <고도를 기다리며>에게 작가의 물음이 담겨있는 이야기 같았다. 작가 나름의 대답도 생각해두고 진행되는 이야기였고 극형식이 주는 이미지가 좋아서 읽고나서도 한참을 베로니카의 질문들에 잠겨있었다.산문시 같던 윤해서 작가의 「조건」 은 덤덤히 나열되는 문장 속에 어딘가 아린 감정이 묻혀있었다. 분명 장면을 서술하는 것밖에 안 보이는데도 감정이 일어나는 이야기다.또 한 명 눈에 띄던 작가는 김 홍 작가였다. <말뚝들>을 구매하고 아직 읽기를 망설이던 중이었는데 이 단편을 읽고 읽어볼 용기가 생겼다. 「드래곤 세탁소」 의 주인이 툭툭 내뱉어주던 말들에도 살아갈 용기가 묻어 있었다.앤솔로지의 장점은 아무래도 생소한 작가의 발견에 있다. 그래서인지 이 시리즈가 다섯편에 그치지않고 주욱 이어졌으면 좋겠다. 한국어엔 행위동사를 나타내는 단어들이 많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