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제국으로 파견되었던 이전 대사의 행방이 묘연해져 급하게 제국으로 가게 된 신임대사 마히트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그녀의 행성인 르셀 스테이션에서는 이마고라는 독특한 머신을 머릿 속에 심어 전임자의 기록을 이어받을 수 있는 기술이 있다. 하지만 그녀 전임자의 이마고는 무려 15년 전의 것이었다. 그의 행방도 모른체, 아주 최신의 것이 아닌 이마고를 적응도 하기도 전에 도착한 제국에서 그녀는 전임 대사의 시체를 마주하게 되는데 ••• 아나필락시스로 죽었다는 그들의 설명또한 함께. 그의 죽음을 마주하며 그녀 전임자의 이마고는 충격과 함께 사라지게 된다. 그가 굉장히 정치적이었다는 주변인들의 말과 함께 그녀는 그의 죽음을 따라가게 되면서 복잡히 얽힌 정치 속으로 같이 얽히게 되는 이야기다 듄이나 스타워즈로 익숙한 스페이스 오페라란 장르는 사실 시각적으로 제공되지 못하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느낌이다. 하지만 일반 SF소설보다는 좀 더 인간관계나 정치, 문화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있어 방대한 우주 이야기라기보단 좀 더 고전을 읽는 느낌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이 테익스칼란 시리즈의 첫번째인 <제국이란 이름의 기억>또한 580페이지라는 데에 비해 빠르게 읽어낼 수 있었다. 그만큼 몰입이 확 되는 소설이다. 등장인물들이 아주 입체적인 것도 한몫한다.테익스칼란 제국은 표정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게 미덕이라 여기는 모양인지 주인공 마히트는 사람들의 감정을 쉽게 유추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세 가닥 해초'와 '열 두 송이 진달래' 같은 통통 튀는 인물들이 그녀의 조력자로 위치하며 자칫 진지하고 지루할 수 있던 이야기를 가끔 발랄하게 분위기 전환도 해준다. 듄이나 파운데이션 시리즈보단 두 권이라는 그나마 접근하기 쉬운 권수로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를 입문한다면 추천해줄 수 있다. 두 권에 아주 촘촘히 짜여진 이야기들과 사랑이야기들을 느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