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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더 잘될 거예요 - 경인방송 황순유의 해피타임907 365일의 안부
황순유 지음 / 흔들의자 / 2019년 11월
평점 :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빠르게 힐링을 얻을 수 있는 글들을 찾곤 한다. 이 책은 아침의 힐링, 오후의 힐링, 저녁의 힐링을 가져다 준다. 매일 오프닝을 직접 써온 라디오 DJ, 황순유가 수많은 오프닝 멘트 중 가장 좋은 것들만 선별하여 모아놓았다고 한다. 비록 요즘은 라디오를 자주 듣지 않지만, 왕년에 라디오 애청자였던 나는 그 오프닝 멘트가 참 설렜다. '오늘은 무슨 말로 힘을 얻게 될까?' 때론 힘을 주고, 때론 날 돌아보게 하는 오프닝 멘트 후, 그 말에 딱 어울리는 오프닝 곡을 들으며 생각에 잠기곤 했다. 학창시절 때는 라디오 작가를 꿈꾸기도 했었다. '내가 작가라면 무슨 말로 라디오를 시작할까?' 요즘은 라디오 작가 대신 교사가 되어, 학생들에게 무슨 말로 하루의 시작을 열지 고민한다. 마땅한 말이 생각나지 않아 의미없게 흘러보내기 일쑤지만. 여러 의미에서 이 책은 나에게 참 소중하다. 나의 추억이자 꿈이기도 하고, 나에게 위로를 주기도 하고 영감을 주기도 한다.
책에는 오프닝 멘트들이 365일 일 년의 시기에 맞게 재구성되어 있다.
오늘의 날짜를 펼쳐 본다.
12월 8일,
'일상과는 떨어진, 그래서 가끔 들여다볼 수 있는 나만의 비밀스러운 공간, 그런 공간이 있나요?'
이번 주는 이상하게 하루하루가 지쳤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싫었고, 한숨이 자꾸만 나오고, 그냥 눈물이 날 것 같을 때도 있었다. 금요일 밤에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졸음이 밀려왔다. 하기 싫은 일들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약간의 찝찝함을 안고 뒹군 일요일 저녁, 이 글을 읽으니 나에겐 내 공간이 잠시 필요했다는 걸 깨닫는다.
하루하루를 오프닝 멘트에서 이야기하는 대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른 사람에게는 가장 듣기 좋을 말들을 고르고 고르면서 정작 나 자신에게는 그러지 못한다. 이 책은 그런 나를 위해, 나 대신 나를 위로해주고, 나의 안부를 묻는다.
괜찮아요. 내일은 더 잘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