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나와 세상을 마주하기 위한 365개의 물음
다나카 미치 지음, 배윤지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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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지만, 인생은 그렇게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 누구든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마음을 거스르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마감일 아니잖아, 조금만 더 미뤄봐! 격렬하게 외치는 마음의 소리를 애써 외면하며, 꾸역꾸역 주어진 일을 해내야 한다. 물론,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고 해서 지끈거림이 사라진다는 보장은 없다. 마음을 따르면 이번엔 머리가 불안에 떨 차례다. 해야 하지만 아직 하지 못한 일들이 자기들끼리 웅성대며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래서, 항상 머리는 지끈거리고 마음은 불편하다.

그때, 아주 간단한 질문을 마주한다.

나무는 매일 몇 시간 정도 잠을 잘까요?

How many hours do you think a tree sleeps at night?

<질문> 3쪽/363쪽

아주 간단하지만,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이 세계를 살아가는데 과연 도움이 될까 싶은, 실없는 질문.

이 사소한 물음을 시작으로 즐거운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이어진다. 원래 하기로 되어 있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즐거운 일이지 않는가. 꼭 답을 해야하는 질문이 아니기에 부담되지 않는다. 아니, 처음부터 답이 없는 질문이기에 조급해지지 않는다. 이 실없는 질문을 가만히 생각하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왜 사람들은 질문하지 않을까요?

2010년, 오바마 대통령이 G20 정상회담에서, 특별히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의 기회를 주었지만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우리 교육의, 우리 문화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그래서일까, 서울시 교육청의 목표(?) 중 하나는 질문이 있는 교실이기도 하다. 질문을 하는 것이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때로는 이 책에 있는 것과 같은 실없는 질문이 필요하다. 질문으로부터 사고가 시작된다. 그 사소한 질문으로 시작된 생각이 눈덩이처럼 몸을 불려 어마어마한 결과를 낼지도 모른다.

책에는 총 365개의 질문들이 있다. 머리가 아플 때, 휴식이 필요할 때, 드라마 한 편을 보며 시간을 보내기엔 괜스레 찔릴 때, 다이어리를 쓰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오늘 다이어리에 쓸 만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때, 차근차근 이 책을 펼쳐볼 것이다. 뇌를 주물러주는 이 질문들과 함께라면 죄책감 없이, 새로움을 만날 수 있으리라. 그리고 이 책의 질문들에 대한 생각을 모두 마칠 때에, 질문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를!

이제는 당신이 질문을 할 차례입니다. 처음으로 던질 질문은 무엇입니까?

It's your turn to ask the questions. What is your first one?

<질문> 1쪽/3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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