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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9 '사장님은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아기 고양이를 좋아합니다. 나이 든 고양이는 싫어하죠.'
나는 이 대목도 슬프고 공감이 되었다. 사람들은 아기 고양이를 입양하고 심지어 '구매'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성묘의 입양은 항상 성공적이지 않고, 심지어 키우다가 더 이상 '귀여워지지 않게 된 성묘'를 버리기까지 한다. 고양이만 그런 게 아니다. 반려동물만 그런 게 아니다. 아이를 좋아하지만 어린이, 혹은 청소년기의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우리의 가치는 우리의 모습에서 오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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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어서 고양이를 키울 수 없다는 말을 들은 강남사장님은 생각한다.
p. 83 '돈, 돈만 있으면 저 꼬마랑 같이 살 수 있다'
돈을 벌어야, 돈이 있어야 같이 살 자격이 생기는 건 아닌데... 그냥 슬펐다. (왜냐면 나도 돈을 안 벌어서 내 가족에게 민폐이고 짐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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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3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작아지는 때가 있다. 이제는 안다. 당당히 살기 위해서 어떤 자격이 필요하진 않다는걸. 사장이든 알바생이든 개든 고양이든 모두 다 마찬가지다.
p.128 할배는 지구 땅의 질서를 몽땅 엉망으로 만들어 버린 책임이 인간에게 있기 때문에 인간은 고양이를 지극정성으로 섬길 의무가 있다고 했다.
p.131 '가족이 되는데 자격은 필요 없어요. 옆에 있어주기만 하면 돼요'
우리는 가끔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 같아 숨게 될 때가 있다. 자격이 없는 것 같아 죽고 싶을 때가 있고, 관계를 끊어버릴 때가 있고, 숨어버릴 때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있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존재 가치가 있다. 동물이든 고양이든 사람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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