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똥
유은실 지음, 박세영 그림 / 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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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강아지똥그림책#송아지똥그림책

사실 송아지 똥은 내가 아닌 심바를 위해 신청한 책이었다. 강아지똥도 어린이 그림책이라 생각했고 나도 그걸 보며 자랐으니깐. 우리 모두 쓸모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어른을위한그림책

그런데 책을 읽을수록 내가 읽고 리뷰를 쓰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았다. 한마디로 어른을 위한 그림책. 삶과 죽음에 대한 작가의 고찰이 많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또한 강아지똥을 쓰고 나서 후에 고민을 잘 녹여낸 책이었다.

#스포있음

내용은 간단하다. 짧은 생의 송아지 똥. 태어났는데 세상이 너무 아름답다. 강아지똥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은 어떤 쓸모가 있을까 고민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죽으면서 깨닫는다. 쓸모가 없어도 좋은 삶이라는 것, 어딘가에 가치 있는 일을 하지 않아도 나 스스로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

#우울증환자입장에서읽은책#우울증을위한책#우울증추천책#우울증확자가읽은책

우울증환자로써 이 책은 정말 와닿는 책이었다. 많은 책들이 그렇지만.

나는 20대에 수많은 순간에 죽음을 결심했다. 반쯤 넋이 나가서도, 아니면 울음 속에 굳은 결심으로도. 하지만 이유는 늘 똑같았다. 나는 쓸모없는 존재라서. 나는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는 존재라서.

그런데 괜찮아, 하고 토닥여 준다.

쓸모 있지 않아도 괜찮아. 오늘 아름다운 하늘을 보았잖아- 괜찮은 하루 아니었어?

가치 있는 곳에 사용되지 않아도 괜찮아. 시원한 비를 한번 맞아 봤잖아, 어때? 시원하지?

하늘이 이뻐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시원해서, 단지 그것만으로도.

나는 싸진 것이 아니다. 나는 태어난 것이다.

나는 버려라 지지 않았다. 나는 태어났다.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가치 있는 존재다.

아름다운 하늘을 보기 위해 하루만 더 살아보지 않을래?

남을 위한 삶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괜찮아,

쓸모 있는 삶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쓸모 있지 않아도 괜찮아.

그렇게 죽기 전에, 그래도 괜찮은 삶이었어,라고 말할 수 있기를.

아니, 죽기 훨씬 전 지금, 그래도 지금 괜찮은 삶인걸,이라고 말해보기를.

작가가 많은 고민을 한 만큼 나에게도 많은 생각을 남기는 책이었다.

_심바의 리뷰

너무 내 이야기만 쓴 것 같아서 심바의 소감도 쓰자면!!

심바는 저 똥 또로 똥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다. 그리고 여느 아이들이 그렇듯, 똥!이라는 발음을 좋아해서 송아지, 똥!!! 송아지, 똥!! 을 외치는 것을 좋아하더라. 한 번에 다 읽지는 못하고 내용의 전달이 지금은 되지 않더라도, 심바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내용이다. 괜찮아, 어디에 쓸모 있지 않아도 돼, 태어난 것만으로도 넌 충분히 귀한 존재야. 엄마는 그냥 네 존자 자체가 너무 사랑스럽고 가슴이 벅차. 사랑해.

어른을 위한 동화책으로도,

아이를 위한 그림책으로도,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보는 책으로 정말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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