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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최은미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평점 :
#마주 #최은미 #창비 #소설추천

우리는 모든 것을 다 마주하며 살지 않는다
두려운 것을 외면하거나 피하기도 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미루기도 한다
불안이 극에 달했을 때는 어떠할까?
여기 오랫동안 마주하지 못했던 내면의 불안을 가진 나리가 있다
나리는 여자들의 세계가 싫어 종수와의 결혼을 택했지만 나리를 기다리는 건
더 촘촘하고 깊은 여자들의 세계였다
뒤돌아 도망가지 못한 나리는 그 깊은 여자들의 세계에 아이를 앞세워 들어간다
그 속에서 만난 수미는 자신의 딸인 서하를 압박하는 엄마였고 나리는 그를 못마땅해 한다
여행을 같이 갈 정도로 친밀하지만 팬더믹의 어느 날 한 사건으로 금이 간다
관계는 완전히 멀어지지는 않았다 느슨하게 이어져 아슬아슬하게 이어질 뿐
나리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현실 그리고 팬더믹의 상황이 어우러져
세밀한 감정선과 묘사는 글에 생기를 불러일으킨다
가장 편안했던 순간이기도 하고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던 건 수미와의 감정 대립이 아닌
만조 아줌마의 등장 부분이었다
편안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멀게 느껴지고 도통 알 수 업는 만조 아줌마의 기억은
아리송 하기도 했고 후반에 이르러 이해가 되었다
우리는 몇 년 동안 타인과 거의 단절된 삶을 살았다 지금은 서서히 회복되어 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완전하진 않다
소설을 읽는 내내 나리의 감정선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그를 따라 읽다 보면
최은미 작가님이 전하는 메세지가 느껴져 마음이 따뜻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