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구두당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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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가 모티브이지만 동화가 아닌 소설이다...

아름답기도 하고 참혹하기도 하다...

여덟편의 단편소설이다.

모두 나쁜 동화라는 컨셉이라서 어릴적 읽었던 동화를 떠올려보지만 다른 이야기다.각자 다른 내용의 이야기임에도 왠지 이상하게도 무언가 이어지는 이야기 인것 같다...

작가는 변주라고 하던데 그 말도 맞지만 새로운 창작물같았다..

어쩌면 원래 원작은 이러했는데 어린이들이나 교훈적으로 바꾸어서 읽혀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이야기들이 정말 많이 들었고 이미 정설로도 알려지기도 했다.

이야기가 판타스틱한 면이 있고 어둡지만 아름답게도 느껴지는데 이상하게도 현실적으로도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른들의 동화라고 해야 하나...

처음 소개되었고 이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빨간구두당"​은 우리가 잘아는 안데르센의 "빨간구두"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배경이 오히려 미래와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색을 잃은 세상에서 춤추는 소녀와 빨간구두의 그야말로 일대의 센세이션이다.그때도 어쩌면 빨간색에 대한 일탈의 의미에서 춤이라는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행위에 대한 편견일테지만 지금은 어떤한가하는 생각도 해본다.우리도 세상을 무채색의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닐지...그래서 보이지 못한 빨간색에 열광도 하고 미치는 것은 아닐까...

소설 전반에서는 동화의 모티브만이 아닌 성서나 그리스로마신화가 많이 인용되어서 정말이지 더 탄타지 한 느낌이기도 했다.그러면서도 가끔은 냉소를 가진 사람들이 있어서 그 조화가 독특하고 매력적이게 느끼게 된다.

"가이사르의 순무"에서는 그 거대한 순무가 나오고 그 순무를 왕에게 바치는 농부의 모습에서 진짜로 우리가 흔히 보는 그냥 우리의 모습이 있는 것이 아닌지...그런 상황이 얼마나 동화적이기도 하고 현실적이기도 한지를 ...

"기슭과 노수부"의 황금깃틀을 구하기 위해서 괴물 새 그라이프를 만나러 가는 동안의 여정을 그리면서도 그런 환상적인 상황과 만나는 사람들은 정반대의 모습이기도 했다.어리석은 인간들과 똑똑한 그라이프들...그럼에도 바뀌는 것이 없다는 것이 또한 서글픈 현실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모든 것은 황금깃털을 가진 자에게만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마치 우리 사회의 일면을 꼬집어 주고 싶은 것일 지도 모르겠다..

어둡고 참담한 현실속의 여인들이 존재하고 참혹하게도 느껴지는 것은 바로 탄타지는 면이 있기때문일것이다.

"헤르메스의 붕대"에서나 "엘제는 녹아없어지다","카이사르의 순무"같은 경우는 더욱 그러했다.결국은 떠나고 쓸쓸해지는 것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욕망이 아닐까..가진자나 못가진자나 똑똑한 자나 어리석은 자나 모두에게 존재하는 바람이 있다.동화에서는 흔히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나눠는데 모든 사람에게 존재하는 바람을 착한사람에게는 소원이란 말로 표현하고 나쁜 사람에게는 욕심이라고 표현하는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늘 했었다.그래서 존더 권성징악을 설명하기 좋으니까, 그러나 구병모 소설은 그렇지 않다.최소한...

무엇이 되고 싶은 가하고 생각해 보았다.참 뜸금없이 느껴지지만 이 소설을 읽은 내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여기 여러 소설속에서 나오는 이미지들의 영향이였을까...왠지 바람이고 싶어지기도 했다.바람이 된다면 그 속에도 영혼을 존재할까.어쩌면 사람도 사라지고 소멸되는 것처럼 한낱 바람은 불다 멈추면 사라져 버릴지도 궁금해졌다...

현실이 참혹하고 때로는 한심한데도 환상을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라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내 존재가 그러했듯이 어쩌면 그러했다..되풀이 되는 현실에서 별로 나아지지 않는 꿈꾸는 삶을 이루려는 욕망들이 항상 담겨있었음을...

​"그러고 앉아 있어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어."

시간은 꺾이지도 역류하지도 않고 앞으로만 나아간다.도모해야 할 것은 등 뒤가 아닌 눈앞에 있다.p122



​소설<빨간구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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