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 그만 떠돌지 말기를...

그 또래에 맞는 사랑을 하기를....

스물아홉의 아름다운 아가씨...노인지

그녀의 삶이 좀 고단해 보인다...

그녀가 서른을 인지 시켜주지 않았다면 그녀의 나이를 까먹을 만큼 그녀는 지쳐보였다...

어떤이들에게 한번이면 족한 결혼 생활을 무려 다섯번을 해서 그런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사는 것이 아닌 직업적인 결혼 생활이라서 그런지...

사랑하는 사람과 계속 같이 있고 싶고 서로를 닮은 아이를 가지고 작은 행복에 감사하며 감정과 추억들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닌 와이프라는 직업으로만 살아가는 것은 마치 권태기를 지나고 오래 살다보니 서로에게 더이상의 간섭을 하지 않고 적당하게 타협하면서 경제적 여유를 누리는 것에 만족하며 타성에 젖어있는 여느 중년의 부인처럼 느껴졌다.어떤때는 고객,즉 남편의 고객만족도를 위하여 신혼같은 느낌으로 새로움을 선사하고 언제나 신상인듯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쩌면 참으로 가진 자들의 구미에 맞게 맞추어 새로운 제도를 만든 것처럼 소설속의 사장은 이런 사업 아이템을 어떻게 개발해 냈을까? 실증나고 간섭받기 싫으나 그렇다고 편안함을 포기하기도 싫고 그런 와이프나 남편을 원하면서도 또 새로움에서 주는 또다른 설렘까지...어찌보면 이상적일 수도 있겠지만 참 서글프기도 하다..

가진 자라고 할지라도 그들도 진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또 어떤이들은 호기심으로 해보고 싶은 이들도 많겠다 싶다...

​이런 와이프생활을 직업으로 가진 인지는 참 헛헛했다...이 비밀스런 직업때문에도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고 같이 살아가는 자신에게도...

그러면서 그녀가 가진 냉소적인 시선을 아프게도 다가왔다...그녀를 알면 알수록 그녀가 겁도 많고 따뜻하고 아직은 여리고 어리다는 것...그만큼 젊은데도 그녀는 마치 나이든 것처럼 스스로를 치부하고 있고 때로는 정말 성숙해있는 여인처럼 남편들을 대하는 것을 보면서 직업적인 프로패션일까하고 궁금했다...

앞집 할머니에게 참 따뜻하고 관대한 시선을 보면서 세상 풍파다 겪은 인지의 삶도 느껴진다..그러면서도 아직도 고민하고 방황하는 젊은이임도 느꼈다.

할머니가 떠나기 전에 한 말은 내게도 해주는 말처럼 가슴에 팍 꽂혔다.​

​"돈하고 사랑은 똑같애.없어도 지랄이야. 한 백명 만나면 든든할 것 같지? 하나 깊이 만난 것보다 더 헛헛해.​적당히 만나고 길게 사랑해라.자꾸 갈아치운다고 더 좋은 놈 안 나타나.총천연색이 한가지 색보다 선명하지 못한 법이다."p87

​나 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도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다!

하나뿐인 친구 시정의 방황은 다 이유가 있었다.나중에 늦은 시정의 고백에 나조차도 당황스러운 것은 이런 경우가 아마도 실제로 있을 듯해서이다.

그리고 시정같은 경우 그 오래묶은 고백을 해서 속은 시원하겠지만 또 친구는 어떻게 되는 건지...그리고 왜 엄태성 같은 인간을 소개시켜줘서 이렇게 사람 힘들게 하는지 솔직히 원망스럽기도 했다.근데 나도 이런 애가 친구로 있으면 아무말 못했을 것이다.착하니까!!!그리고 따뜻하니까...진심이니까...참 어렵다...그래서...

민페에다가 골치아픈 엄태성을 어찌할꼬...내가 감정이입이 너무 되었는지...떡케익...참 싫다!!ㅎㅎㅎ

자신이 좀 생긴거 아는 남자들은 무슨 자신감이 이리도 과할까?이런 무대포도 없지 싶고 착각이란게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도 한다.

그래서인지 엄태성의 일을 처리해준 남편이 상대적으로 참 괜찮아보이기도 했다.그래서 그의 말이 와닿기도 했다.

​"아니게 행동하라고, 여자들 조심해야해. 친절하면 넘보고 싶고,착하면 건드려보고 싶어져.그래서 화내면,이제 나쁜년 되는 거야."p142

맞는 말이다.그래고 참 어렵다...

남편이란 사람,처음에는 나도 모르게 경계심이 가득했다.

주사도 그렇고 전부인과의 관계도..그리고 참 속을 알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가 더 여유있어 보였던 이유가 있었다...그래서 마치 모든것을 통찰한 것 같았다...솔직히 이런 남자 괜찮다...ㅋㅋㅋ고객만 아니면 말이다...

그가 한 제안은 농담인듯하지만 진심도 내제되어있는 듯했는데 내 바람이었을까?​

그녀에게 자신을 드러내려한 이유가 좀 놀라웠는데 좀 더 괜찮게도 생각되기도 했다...나이차이가 좀 나지만 남편이란 이름이 잘 어울리는 남자같았다..

인지가 어떤 마음일지는 모르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그녀가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이해되고...

그러면서 남편의 말이 귀여운 구석이 있어서 참 매력지다는 생각도 들고...조금은 듬직하기도 하고...^^

​"내가 해결하지 못할 일이면 쪽팔리잖아."p199

참 알 수없는 삶속에 살아가지만 인지가 잘 선택하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더이상 이 트렁크를 사게 되는 일이 없기를...​

마치 꼭 내게 보내는 응원같게도 느껴진다​.

확실히 "완득이","우아한 거짓말"등 우리에게 알려진 소설로, 그 감성이 어떻게 전해될지가 기대가 컸던 김려령 작가님의 소설은 내게 긴여운을 선사해 주신다.겉이 차가운것 같지만 속은 따뜻함이 간직한 무언가가 들어온다...

​소설<트렁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