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개정증보판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16년 3월
평점 :
이 책은 2007년 3월 처음 출간되어 약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꾸준히 기아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는 좋은 반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약 10년이 다 되어가도록 기아 문제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책에 수록된 서문만 보아도 그러함을 알 수 있다.
2016년판 서문의 서두에는 다음과 같이 쓰여있다.
'여전히, 그래서 더 고약하게도 기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부가 넘쳐나는 이 지구상에서 해마다 수백만 명이 기아로 대량학살을 당하는 현실은 분명 우리 시대가 낳은 수치스러운 스캔들이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채 힘 없이 팔다리를 떨며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어린아이들, 영양 결핍이 만들어낸 희생자들이 점점 더 넓은지역에서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암담한 현실이다.
어릴적부터 매년 티비에서 하는 기아 살리기 후원 방송을 보며 의아함을 가졌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개인뿐만 아니라 여러 단체가 이렇게 많이 후원을 하는데 대체 왜 기아 문제는 끝이 나지 않는 걸까. 기아는, 가난은, 도태는 고질병과도 같다.
나는 그 해답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편견을 사진 사람들이 으레 생각하듯 개인의 게으름 때문이 아닌 구조적이고 사회적인 문제였다.
구조적인 문제가 낳는 기아로는 대표적으로 전쟁이 있다. 아프리카의 내전은 끝없이 일어난다. 하지만 내전을 막기 위해 1990년대 쿠웨이트에서처럼 다국적 군대의 개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강대국에게 있어 쿠웨이트와 석유는 중요하지만, 아프리카의 내전은 별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쟁 이외에도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자연재해, 정치부패, 시장가격 조작, 심지어는 기아를 무기 삼아 일부러 식량을 조절하거나 끊는 끔찍한 사례도 있다. 이러한 원인은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해서 단번에 뽑아내는 것은 당연 불가능하다.
기아는 이미 세계 인구의 1/7씩이나 차지하고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꾸준히 재생산되고 있기 때문에 각국 각지에서 보내오는 기부금, 구호물품으로는 기아의 끝을 내기가 어렵다.
게다가 단순 식량 문제도 아니어서 그 복잡한 사회구조를 뿌리 뽑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다.
그렇다면 과연 가난을 송두리째 뽑아버릴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가난의 근절을 나도 간절히 바라지만 근본적인 해결법은 여타 사람들처럼 나 역시 알 수 없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우석훈이 이 책에 대해 평가한 '지글러가 어린이 무덤에 바치는 참회록'이라는 문장에 가슴으로 동조할 수 있는, '이름도 없는 작은 이들의 묘'를 줄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또 그 사람들이 이루어낼 기적을 말이다.
'그들은 모든 꽃을 꺾어버릴 수는 있지만 결코 봄을 지배할 수는 없을 것이다.'
파블로 네루다의 말이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