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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증기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7년 11월
평점 :
< 내 맘대로 키워드 >
: 현대물, 달달물, 친구에서 연인, 계약결혼, 무심녀, 푼수남, 다정남, 순정남, 순정녀
< 주인공 소개 >
# 한서준(27) : 명온 그룹 후계자 / 명온 복지 재단 사업운영부 본부장
- 17년을 도시 외곽에서 거주했던 서준은 불과 세달 전 한국에서 열 손가락에 들어가는 기업 중 하나인 명온그룹의 유일무이한 손자로 들어가게 된다. 모두를 어려워하는 자신의 할머니에게 당돌하게 구는 그녀의 모습에 호기심이 일지만 자신에게 까칠하게 대하는 그녀를 보며 친구 비슷한 것도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승부욕이라고는 전혀 없던 서준은 도연에게 지게 되자 짜증이 치미는 것을 느끼고, 다음번엔 그녀에게 꼭 이기겠다며 불을 지피고, 그렇게 두 사람의 10년 간의 원수 생활이 시작된다. 사고를 친 서준은 아버지 태범의 명령으로 도연과 결혼하라는 제안을 듣지만 그녀와 결혼을 할 수 없었던 서준은 자신처럼 결혼이 시급한 사람과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맞선을 보게 된다. 그러나 맞선 장소에 찾아와 자신에게 결혼을 제안하는 그녀를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결국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여 계약결혼을 하기로 결심한다.
# 서도연(27) : 나무미술관 관장
- 켄트 호텔의 오너인 아버지와 여배우인 어머니 사이에서 불륜으로 태어난 자식. 장례식장에서 자신의 친엄마에게 버림을 받는다. 그리고 그 날 이후부터 자신의 친부와 함께 살게 되면서 사람들에게 반쪽짜리라 손가락질 당한다. 좋지 못한 기억을 그리운 추억이라도 되는 냥 떠올리는 그의 모습이 약이 올랐던 도연은 그에게 친한척 하지 말라며 경고한다. 그리고 집안끼리 알고 지내는 사이라 자주 만났던 두 사람은 서로에게 지기 싫어 늘 내기를 하게 되고, 그렇게 원수 사이가 된다. 서준의 상황을 다 알고 있었던 도연은 그가 청혼을 하러 올때까지 기다리지만 전혀 오지 않자, 그가 맞선 보는 장소에 찾아가 결혼을 제안하고, 두 사람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계약결혼을 하게 된다.
< 줄거리 >
서준은 도시 외곽에서 17년을 거주하다 명온그룹의 유일한 손자로 들어가 살게 된다. 그리고 켄트 호텔의 오너의 부인의 장례식장에서 낯익은 여자가 자신의 딸 아이를 버리는 모습을 목격한다.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있는 여자의 모습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오랫동안 지켜본다. 그리고 그 날 보았던 두 여자에 대해서 알게 되며, 반년 뒤 그 아이와 만나게 된다. 처음 켄트 호텔 오너의 딸로 소개되었던 자리에서 서준과 만나게 된 도연은 과거 최악이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되고, 자신에게 말을 걸며 그 날의 일이 그리운 추억인듯 말하는 그를 이상하게 생각한다. 그의 뒤를 몰래 따라가 신발 뒤축을 밟아 그에게 나지막히 경고를 읊조린다. 그리고 그 날이후 부터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이새끼'와 '이 계집애' 라는 존재로 기억되며, 앙숙이 된다.
< 감상평 >
'수증기' 하면 기체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데 독특한 필명을 가지고 계셔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만 같다. 그리고 생소하면서도 낯선 작가님이라 작품에 대한 기대반, 걱정반하는 마음이 들었으나 읽기 시작했을 때 그러한 걱정은 말끔히 사라지고, 온전한 작가님의 대한 신뢰만 남아있었다. 계약결혼이라는 키워드로 나오는 작품은 대개 서로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만난 남녀가 결혼을 하며 사랑을 알아가는 작품인데 이 작품은 그와 상반대는 특색을 띄고 있었다. 만날 때마다 원수처럼 으르렁대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귀엽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도 서로를 생각하며, 챙겨주고 서로에게 진심이 되어가는 두 사람의 과정이 무척 보기 좋게 다가왔다.
그리고 두 사람의 공통점은 밖에서 낳은 사실은 같지만 서준은 아버지가 자신의 정혼자를 버리고,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살기 위해 집을 나오면서 가정을 이루어 들어간 상태지만 도연이는 가정이 있는 아버지가 여배우와 바람이 나 밖에서 낳은 혼외자이기 때문에 그 점이 다르다. 도연이 혼외자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그 집에 들어가 살고 싶어서 산것도 아니지만 그 집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것을 감내하고, 겪었어야 했을지를 생각하면 막막하면서도, 착잡한 마음이 든다. 얼마나 그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으면 서준에게 먼저 결혼을 제안했었을까 싶었다. 그리고 결혼 생활을 통해 보여지는 두 사람의 상반되는 모습이 소설에 대한 재미도 끌어올려주며, 두 사람의 매력을 좀 더 잘 보여주었던 것 같다.
무심하면서도 고고하게 느껴졌던 도연이는 요리와 정리는 전혀 하지 못하는 허당미를 가지고 있고, 약간의 푼수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 서준이 요리와 정리를 잘한다는 사실이 조금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보통 보면 집안일은 다 여자, 남자는 돈을 벌어오면서 아이를 돌봐주는 존재로 소설에서 표현이 되는 부분이 참 많았는데 이 소설은 그와 정반대라 요즘 가정 트렌드를 잘 반영한 작품이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오랜 시간동안 많이 보고, 알아온 사이였지만 결혼 생활을 하며 보여지는 모습들은 실제로 내가 아는 모습들과는 전혀 다른 부분들이 존재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던 것 같다. 미운정이 있는 사이여도, 자주 보다보면 그 사람에 대한 장점이 보여지는 것처럼 두 사람의 결혼생활도 그러하지 않았나 한다.
그리고 악연 같은 조연들이 등장하면서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단단해져가는 그 과정이 참 보기 좋았다. 서로를 보면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었던 두 사람이 다정하기 이를데없는 막 사랑을 시작하는 첫 연인처럼 서로를 다정하게 아끼는 그 과정이 무척 예뻐 보였다. 또한서준이와 도연이의 모습도 이쁘고 좋았지만, 한 여자를 향한 지고지순한 서준이 아버지 태범의 모습도 빼놓을 수가 없었다. 그 모습도 감동을 보여주는 모습이라 어떠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명작같은 작품이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제목 하나만으로 온전한 스토리를 다 판단하고, 결과를 내놓을 수 없는 것처럼 속을 열어봐야 제대로 된 진가를 알고 느끼게 해주는,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였다.
< 봄미디어 출판사에서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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