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반지
김한규 지음 / 마음향기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힘들다고 말했던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책

우리가 원하는 삶의 질은 갈수록 높아만 가는데 작금 한국의 현실은 활기차야 할 새해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경제불황...등으로 어둡기만 하다. 주가는 폭락하고 저마다 살아갈 방도를 찾아 목멘 소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다들 정말 어려운 것일까.
<구리반지>를 접하고 그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래 갈 것도 없이 불과 30년 전, 4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의 경제생활은 어떠했는가? 전화기 한 대, TV 한 대 구경하기 힘들었던 우리가 이제 어느덧 세계적인 경제대국의 자리에 있음은 틀림없는 현실이다. 금간 담벼락 사이에서도 꽃은 피어난다, 세상에 나서 오직 한 사람을 사랑하고 가는 것도 성공한 인생이라 말하는 구리반지의 저자 김한규 씨의 장편실화소설 ... 나를 포함해 지금 힘들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한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포기라는 단어를 쓰지 마라

공항에서 구리반지 하나씩 나눠 끼고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치열한 노력으로 성공의 결실을 거뒀지만 암이라는 죽음의 그림자가 예고 없이 다가 왔다. 2004년 암 말기선고 당시 3개월의 여생을 통보받았던 저자는 투병의 고통을 이겨내며 이 책을 펴냈다. ‘사랑’이라는 위대한 힘이 가져온 진정한 ‘인간의 길’의 의미를 그리운 고향, 한국의 독자들과 함께 하기 위해이다. 

구리반지, 영원까지 함께할 단 하나의 사랑 이야기

우리는 인생의 큰 굴곡 없이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 결국 축복 받은 삶이고 꿈이라는 것을 살아가면서 알게 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어려운 위기들을 극복하면서 알게 되는 가족의 사랑과 건강의 소중함을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사랑하는 여인과의 운명적인 만남, 그러나 그 여인은 아이 둘이 딸린 이혼녀였다. 1970년대 당시 분위기로 8남매의 장남인 필자와 사랑하는 그 여인과의 결합은 참으로 어려운 것이었다. 마침내 김포공항에서 구리반지 하나씩 나눠 끼고 조촐한 결혼식을 올린 이들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게 된다.

이 책은 37년 전 미국 땅으로 이민을 떠났던 저자 김한규 씨가 겪은 삶의 궤적을 담은 실화소설이다.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여인을 만났으나 주변의 심한 반대에 부딪치며 심한 가슴앓이를 한 그가, 사고무친의 미국 땅에서 자리 잡고 성공하기 위해 그가 얼마나 열심히, 부지런하게 살아 왔는가를 이 책은 사실 그대로,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예고 없이 죽음의 그림자가 들이닥쳤다. 간암에다 폐암까지 겹친 것이었다. 평생을 일에 파묻혀 지내온 그가 병마로 인해 예순두 살에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보니 죽음이 닥쳐온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가슴속이 텅 빈 듯 허탈감에 사로잡혔다. 그는 죽기 전에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들을 정리해 딸들에게 들려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힘겨운 투병 생활 중에도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머릿속의 생각들을 써내려갔다. 아무래도 적당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 애태우기도 수없이 하면서 지난날의 이야기들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런 그가 지금 2009년의 새봄을 맞을 준비하고 있다. 5년 전, 의사들은 입을 모아 그에게 남은 생명이 고작 3개월에 불과하다했지만, 어둡고도 긴 터널을 통과한 그는 치명적이고도 위험한 고비들을 넘기면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병상에서 영혼의 힘을 다해 써내려온 실화소설 <구리반지> 출간을 운명처럼 맞이하게 된 것이다.

금이 간 담벼락 틈을 뚫고 봄의 왕성한 생명력은 꽃을 피워낸다. 가뭄이 들어 메마른 잡초로 덮인 광야 저 아래에도 분명 한 줄기 샘물이 흐르고 있음이다. 그는 <구리반지> 출간과 함께 이제 새롭게 태어나는 심정으로 2009년의 희망찬 봄날을 설계하고자 한다.

서로의 마음이 뭉쳐진 '사랑'의 힘은 개개인의 능력을 넘어서 위대하고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그리운 고향 한국의 독자들과도 함께 나누고 싶은 것이다. 사람이 세상에 나서 한 생을 살아가는 동안 아픔 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다만 하늘이 우리에게 생명을 허락한 그날까지 보람된 인생을 살다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인간의 길'이라 믿는다.<작가의 말>에서 인상 깊었던 한마디를 옮겨본다.

“제가 겸손히 말하고 싶은 것 중에 서로가 힘차게 뭉쳐진 사랑은 자기 능력을 넘어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는 사실입니다. 사랑 앞에서는 두려울 것이 없고 못할 일이 없을 만큼 무서운 힘이 생겨납니다. 형제들을 자기 몸같이 위하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마음이라면 그 사람은 반드시 성실하고 부지런하고 자기 일에 충실한 사람일 것입니다. 자기 자신만 챙기는 사람보다 더 큰 축복을 받으며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언제나 베푸는 사람이 더 잘 살게 마련이거든요. 지금 하시고 계신 일이 어떤 것이든 앞에서도 말했듯이 남보다 뛰어난 전문성이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될 줄 압니다. 그리고 한 가지 일에만 전진하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보람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여러분은 한번 깊은 사색에 빠질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건강을 잃으면 인생은 끝입니다. 건강을 해치는 담배와 술과 무절제 생활을 멀리 하시기 바랍니다. 들려오는 유혹의 소리를 멀리하고 탄탄한 가정을 이루며 건강한 몸으로 힘찬 삶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영원까지 함께할 사랑, 장편실화소설 <구리반지>의 저자 김한규 씨는 미국에서 37년간 이민생활을 하면서도 지금 한국 사람들이 점차로 잃어가고 있는 우리 고유의 정서를 그대로 간직하고 계신 분인 것 같다. 참으로 어려운 시절에 8남매의 가장으로 태어나 겪어야 했던 그 모진 세월... 그분이 하루 빨리 완쾌되시어 그리운 고향 땅을 다시 밟고 선친의 묘를 찾는 감격적인 순간을 맞이했으면 한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평생 한 사람을 사랑하다 가는 것도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의 여운을 오래오래 곱씹게 되었다. 상업문화와 저속하게 포장된 책들이 판치는 요즘 세상에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가슴 저 밑바닥에서부터 뜨거운 그 무엇을 불러일으키는 <구리반지>의 감동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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