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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엔젤의 마지막 토요일
루이스 알베르토 우레아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2월
평점 :
내게 이 생에서의 마지막 날이 정해진다면 난 무엇을 해야할까??? 한동안 그런 이야기를 하는 책들이 많이 나왔던것같다. 마지막인것처럼 살아라 후회하지않게 살아라 음.. 나는 어떻게 살아왔던지 간에 마지막 순간에는 꼭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 빅엔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가 꼬마였을 적, 어머니는 그에게 무지개는 천사들이 땅으로 내려오는 다리라고 알려주었다. 스페인어로눈 아르코이리스(arco iris)였다.p.48
어린시절 동심을 생각나게해주는 단어들은 참 소중하다. 우리 부모님은 너무 현실적이셔서 저렇게 낭만적인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는게 아쉬웠다. 천사들이 땅으로 내려오는 다리라니 나에게도 저런 낭만이 있었다면 나는 무지개 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천사가 되겠다고 말해야겠다.
아들아, 난 배우면 배울수록 더 모르겠구나. 나이가 들면 지혜로워질 거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얼마나 멍청이인지만 깨닫게 될 뿐이야. 내가 운전도 못할정도로 멍청해지면, 그냥 무덤에 묻어버려라."p.258
나이를 먹는다는것은 여러모로 서운한 일인 것 같다. 세상이 너무 넓어서, 내가 배우고 느끼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서, 요즘에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해서 속상해하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도하고 속상하기도 하다. 일어서는것, 밥먹는것, 모든 일상생활에 필요한것들을 부모님께 배웠지만 지금은 내가 알려드려야 한다. 그게 뭐 어려운거라고 맨날 툴툴대며 알려드리는 내 모습을 생각하면 참 마음과 다른 행동에 죄송스럽기도 하고 그래도 모든걸 나한테 맡기지 않고 배우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에 감사할 뿐이다.
자네의 인생 여정이 나와는 조금 다른 것뿐이야. 죽음이란 시카고행 열차를 잡아타는 것과 같아. 노선은 백만 개나 되고, 기차는 모두 밤에 운행하지. 어떤 기차는 완행이고, 어떤건 급행이야. 하지만 모두 낡고 커다란 기차 보관소에 있어.p.366
요즘 정말 많이 드는 생각은 나는 어떤 열차를 타고가게될까? 죽음이 정말 끝인걸까?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얼마 남지않았다는것을 알고있는 빅엔젤이 부럽기도 했다. 나도 내 죽음을 알면 마지막인사라도 하고 갈 수 있을텐데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건 아닐까 무섭기도 하다.
빅엔젤은 정말 성공한 인생을 살아온것같다. 일단 정말 많은 사람들이 생일파티에 참석해 주었다는 것, 모든 사람들이 빅 엔젤을 생각한다는 것, 슬퍼야 하는 마지막 생일파티를 파티로 끝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살아가고있다. 무섭고 슬프도 두려운 감정들을 이렇게 덤덤하고 탄탄한 스토리로 풀어냈다는 것에 박수를 쳐드리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