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만 아는 농담 - 보라보라섬에서 건져 올린 행복의 조각들
김태연 지음 / 놀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한 단어로 설명하다면 "힐링에세이"라는 말이 가장 잘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요즘 나는 많이 지쳐있다.
대부분의 평일이 아침 9시부터 시작해서 저녁9시가되서야 녹초가 되서 집에 들어오는 일상이 반복되다 보니까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었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여행을 가는것보다 집에서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하기를 택할정도로 지쳐있고 무기력한 상태였던것 같다.
이 책은 김태연 작가가 보라보라 섬에 있을때 쓴 에세이 집이다.
나는 이책을 읽으면서 보라보라 섬이라는 곳을 처음알았다.
그래서일까? 이책을 읽는 내내 내가 상상한 섬은 보라보라 섬이 아닌 내가 꿈꾸는 상상의 섬이였고 마치 내가 그곳에 있으며 생활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비극일지 희극일지 모르겠지만, 뭐 어쩌겠는가. 애초에 우리가 할 수 있는건 사랑이 허락되는 동안 사랑하는 것뿐이다. 내일의 일은 모르겠다.
처음부터 이런 쿨한 작가의 마인드가 참 마음에 들었다.
요즘같은 세상에 작가님의 비극과 희극을 만들수 있는건 오직 사랑이였다.
그 순간에 충실하는
가로수 대신 야자수 아래를 걷는 지금이라고 해서 아주 더디게 자라는 그들의 성장까지 알아보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 눈에 똑같아 보인다 해도 오늘의 나무가 어제와는 다른 나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주 작은 차이. 하지만 그 차이로 인해 오늘이 조금 더 선명해진다.
요즘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가? 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무엇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하는게 아니고 하루하루 오늘을 더 선명한 기억으로 남기기위해 내일도 선명한 하루를 기억하기위해 살아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을 학교를 올라가다가 처음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올해 처음 보는 단풍이였다. 아름다웠다.
요즘 나는 매일같이 해 질때를 기다린다. 엄마가 좋아하는 분홍색으로 하늘이 물든 날에는 사진을 찍어서 보낸다. 엄마는 그것도 고맙다고 하고, 나는 미안해진다. 가장 아름다운것들은 모두 꽁짜라서, 정말 다행이다.
p.164
꿈이 없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어른을 기다려왔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그런 어른을 만나지 못해서 그냥 내가 말하고 내가 들었다.
얼마전 출근해서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 꿈에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혜지야 넌 꿈이뭐야?"
난 꿈이 없으니까 한참을 고민한 후에
"저는 다 좋아하고 이것저것 해보고싶어서 아직 꿈은 없는것 같아요"
이런말을 하는내가 부끄러웠다. 남들은 어릴때부터 진로를 정해서 그에 맞춰 대학을가고 취업준비를 하는데 내가 너무 한심해 보이진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선생님께서
"나는 요즘 교육이 문제라고 생각해 왜 애들한테 꿈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지 모르겠어 그럼 그 애들의 세상은 그게다인거야. 너는 너 하고싶은거 다해보고 결정해도 늦지않아"
너무 감사했다. 아마 작가님이 기다리신 어른을 나는 이미 만난게 아닐까 싶다. 나도 내일의 일은 모르겠다. 오늘에 충실하고 낭만적으로 살다보면 내일이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