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를 책처럼 읽을 수 있어
그레고리 하틀리.메리엔 커린치, 이순영 / 도솔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머틀리 크루의 히트곡 Home Sweet Home에는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My heart's like an open book for the whole world to read [내 마음은 펼친 책 같아 온 세상이 읽을 수 있지]

‘마음을 책처럼 읽을 수 있다, 물건처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생각을 담은 영어 표현은 꽤 많이 있습니다. open / close my heart는 마치 책을 펼치고 덮듯이 마음을 펼치고 덮는다는 말이죠. open up (마음을 활짝 열다, 속내를 털어놓다), open-minded(개방적인)도 마찬가지구요. written all over your face[얼굴에 다 써 있어] 남의 마음을 꿰뚫어본다는 말도 아예 ‘읽는다’read라는 동사를 써서 read your mind/thoughts라 하고요. I read you 하면 ‘네 말 이해했다’는 말이죠. 스타크래프트의 SCV나 벌처를 클릭하면 들을 수 있는 말이죠. [무선통신에서 ‘알았다’라는 말로 흔히 쓰죠.]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노래 Eye in the Sky에 "I am the eye in the sky / Looking at you / I can read your mind"라는 가사도 나오구요. mind reader는 남의 마음을 잘 읽는 사람이죠. ‘독심술사’라고 번역되기도 합니다만 너무 딱딱하고 좀 무서운 느낌이죠. 이밖에 penetrating[속을 꿰뚫어보는]이라는 형용사도 있구요.

이 책의 원제목도 찾아보진 않았지만, I can read you like a book 정도겠죠.

저자의 요지는 남의 마음을 제대로 읽고 싶으면 자신의 선입견을 버리고 어린아이의 눈으로 찬찬히 관찰부터 하라는 겁니다. 물론 실천보다 말이 훨씬 쉬운 일이죠. 나이가 들수록 제 눈에 낀 색안경은 점점 짙어지고, 벗기도 점점 힘들어지니까요. 게다가 보통 사람들은 가면을 쓰고 사니, 그 가면 뒤에 숨은 맨얼굴을 색안경 끼고 꿰뚫어보기는 더욱 어렵지요. [속마음을 완전히 숨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으며, 특히 기습적으로 쿡 찌르면 대부분 속내를 드러낸다고 저자는 말합니다만]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이 책 제목의 호언장담이나 저 많은 영어 표현들도, ‘네 마음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싶어’라는 욕망을 비추는 것 아닐까요

 

내 사전에서 ‘연애하다’란 누군가와 감정적인 접촉을 하며 주위를 에너지로 채우는 것이다. 이는 이성뿐 아니라 동성간에도 가능하다.

[p. 264]


지하철 개찰구를 사이에 두고 두 남자가 싸우는 광경을 봤습니다. 갖가지 짐승 이름과 육두문자가 오가는 와중에 제가 파악했던 요지는 ‘넌 왜 내 마음을 안 알아주냐. 섭섭하다’였습니다. 눈물을 철철 흘리는 여자나 ‘가! 가 버려! 너 땜에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라는 대사를 읊는 남자도 없었지만, 그 서운한 마음은 지나가던 저한테도 절절히 느껴지더군요. 이와 비슷한 남자들끼리 사랑싸움을 가끔 가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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