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뇌 - 독서와 뇌, 난독증과 창조성의 은밀한 동거에 관한 이야기
매리언 울프 지음, 이희수 옮김 / 살림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미드나 영화를 보면 종종 나오는 인간들 있죠. 지금 상황에 맞는 성서나 셰익스피어의 한 구절을 줄줄 읊은 다음 ‘마태복음 5장 12절’ ‘맥베스 5막 7장 27행’처럼 출처까지 꿰지요. 볼 때마다 ‘대체 몇 번을 읽어야 저 경지에 오를까?’ 싶었지요.

입으로 하는 말은 완전자동 본능은 아니지만 본능에 가깝지요. [스티븐 핑커의 Language Instinct도 있다시피] 아기한테 꼭 동화책을 읽어주지 않더라도, 영화 <세 남자와 아기>처럼 경마 정보를 읊어줘도 아이가 입을 떼는 데는 충분한 자극이라고 하는군요. 늑대 젖을 먹고 자란 소년은 늑대울음 흉내밖에 못 내지만요.

그런데, 글을 읽는 행위는 본능이 아니라는 겁니다. 글읽기가 본능이라면 난독증 환자가 그 정도로 많지는 않겠지요. '환자'라고 하기엔 아인슈타인, 로댕, 다빈치, 피카소 등 다른 분야에 특화된 사람들도 꽤 있지만, 모든 난독증이 그렇게 창조적인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하지는 못하지요.

영어 같은 표음문자를 읽는 뇌의 회로와 한자 같은 표의문자를 읽는 회로의 구조가 다르다는군요. 히라가나, 카타카나, 칸지[일본 한자]를 비벼 쓰는 일본어나, 지금은 한자가 맥을 못 추지만 아직 멸종하지는 않은 한국어 텍스트를 읽는 뇌는 영어를 읽는 뇌보다 더 바쁠 수밖에 없지요. 영어는 한글보다 불규칙성이 강해서 영어라고 무조건 한글 읽기보다 쉽지는 않겠습니다만.

 
 하물며 글을 제대로 쓰려면 훨씬 더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려야 마땅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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