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한국사 - 조선왕조실록에서 챙기지 못한
김경훈 지음 / 오늘의책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뜻밖의 한국사] / 김경훈 / 오늘의 책 /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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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5.22(금) LEICA D-Lux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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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p.288~292
 소제목은 <조선 유학자들이 고리대금업에 관대했던 속사정> 이었다..

 조선의 유학자들은 상업이나 공업은 천시하면서 고리대금업에 대해서는 무던히도 관대했다. 왜? 자신들이 바로
고리대금업자였기 때문이다...(중략)...  대다수의 백성들은 5백년 내내 연리 5할을 넘는 고율의 이자에 고통을 당했다.



 대표적인 사건은 조선 초기의 정승 정인지에 대한 궁중의 논쟁이었다....


 ** 논쟁요약 ^^

 사헌부 장령 박숙달
 "이제 정인지를 삼로로 삼으려고 하시나, 정인지는 한미寒微한 데서 일어나 오로지 재산을 불려 치부했습니다.
삼로는 장차 왕사王師로 삼는 것인데, 이와 같은 사람이 될 수 있겠습니까? 성균관의 유생들이 정인지를 삼로로
삼는다는 말을 듣고 뭇 의논이 자자하기에 상소하여 논란하고자 합니다."


 영의정 정창손
 "다른 이익이 되는 일을 관리한 것은 없고 다만 재산을 불려서 치부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재상으로서
누가 장리를 놓지 않겠습니까?"


 지사 강희맹
 "자공은 공자문하의 높은 제자인데도 이자로 재산을 불린 것이 기록에 남아있습니다. 또 남들이 버리는 것을 나는
취하고 남들이 취하는 것을 나는 버리는 것이 또한 옛사람의 재산을 늘리는 길인데, 지금 정인지가 재산을 불리는 것이
무엇이 나쁩니까?"


 영사 한명회
 "다만 정인지가 장리한다는 것을 들었을 뿐, 재산을 불린다는 것은 듣지 못했습니다. 만일 장리하는 것을 재산 불리는
것이라고 하면, 지금의 관리 중에는 재산을 불리는 자가 누가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이웃집의 매매라는 것도 서로
합의하에 했다면 어찌 죄가 됩니까?"


 성종
 "비록 장리를 하더라도 백성을 해치지 않는다면 재산을 불렸다 할 수 없고, 비록 이웃집을 아울러 차지하더라도 원하여
스스로 매매한다면 또한 무슨 허물이 있겠는가? 하물며 정인지는 여섯 조정에 벼슬하여 공이 중대하고 또 큰 허물이
없음에랴. 전하여 들은 말로 경솔히 논의함은 불가하다"


 사헌부 장령 박숙달
 "신은 죄를 가하고자 함이 아니라, 다만 재산을 불린 사람은 임금의 스승되는 것이 마땅치 않으므로 감히 아뢸 뿐입니다"

 동지사 서거정
 "가령 정인지가 재산을 불렸다고 해도 삼로로 삼는 데 무슨 방해가 되겠습니까? 더구나 정인지의 재주가 다른 시대에도
따를 만한 사람이 없을 정도이니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성종은 결국 시끄러운 일을 피하고자 정인지의 삼로 임명을 중지했지만,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당시 이름난 유학자들도 장리를 통해 치부하는 것을 그다지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냥..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 오가는 논쟁은 다들 고만고만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부자들은 모두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모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정답은 아니지 싶고..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 모두 청렴한 삶을 산다고 하는 것도 정답은 아니지 싶다..
 (물론 정상적인 방법으로 부자가 되긴 쉽지 않다고들 말하긴 하지만.. ^^)

 나야 뭐..
 내평생 그런 논란의 자리까지 갈 일도 없겠지만..
 그래도..
 "의논이 자자할 수 있는" 일과는.. 거리를 다소 두고 사는 게 맞는 게 아닐까 싶다....


 '전하여 들은 말로 경솔히 논의함은 불가하다'는 성종의 말 만큼은 기억하며 살고도 싶다... ^^

  
 뭐 쫌...
 급조한 보기가 어거지스럽긴 해도..
 선뜻 1번의 삶을 선택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12번의 삶을 희망하는 사람도 요즘 세상엔 거의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과거에도 물론 없었겠지 싶다....

 1. 많은 부정한 재산 + 높은 지위
 2. 많은 부정한 재산 + 적당히 높은 지위
 3. 많은 부정한재산 + 낮은 지위
 4. 적당히 많은 부정한 재산 + 높은 지위
 5. 적당히 많은 부정한 재산 + 적당히 높은 지위
 6. 적당히 많은 부정한 재산 + 낮은 지위
 7. 적당히 적은 청렴한 재산 + 높은 지위
 8. 적당히 적은 청렴한 재산 + 적당히 높은 지위
 9. 적당히 적은 청렴한 재산 + 낮은 지위
 10. 매우 적은 청렴한 재산 + 높은 지위
 11. 매우 적은 청렴한 재산 + 적당히 높은 지위
 12. 매우 적은 청렴한 재산 + 낮은 지위


 ㅋㅋ 대부분은..
 나처럼..
 보기에는 없는 '적당히 많은 청렴한 재산'과 '적당히 높은 지위'의 조합을 희망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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