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의 바이올린
허닝 지음, 김은신 옮김 / 자유로운상상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음악... 정말 무력한 존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음악뿐만 아니라 사실 고귀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은 너무나도 무력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2차세계대전중의 일본 군인 야스히로가 세계적 피아니스트 비센돌프에게 한 말이다.

 

일년에 몇일 기승을 부린는 무더위처럼, 짧지만 강렬했던 일본의 제국주의 전쟁속에서

디아스포라로 중국에 정착한 유태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멜라니의 바이올린.

 

우리나라의 상처에서 눈을 떼지 못해, 같은 고통을 겪었을 이웃들을 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학창시절 내가 배운 역사가 얼마나 단편적이고 편협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여름의 따가운 햇살은 강렬하고 때로 피부를 손상시키기도 하지만

결국 일년에 몇날 안될 뿐인 것을 때때로 잊고, 허덕이며 살아간다.

그 몇일을 이겨낼 지혜와 용기. 나는 준비되어 있는 사람인지.

 

"용기란 단순히 성격이나 의지로 가질 수 있는게 아니라 생활을 영위하는 태도라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용기는 아주 강하면서도 아주 부드러운 존재인가봐요."

 

감옥에 간 애인을 만나고 돌아온 루샤오텐의 말이다.

생활을 영위하는 태도. 신념이란 종교란 정말 생활을 영위하는 태도 그 자체가 아닐런지.

 

이 책은...

우리의 암울했던 시대주위에 또 다른 아픔을 가진 이들이 있었다는 것을...

그것도 멀지 않은 곳에서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해주었고

나의 상처를 넘어서 국지적 시선을 조금더 넓혀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 책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