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고주영 옮김 / 놀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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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 이가라시 미키오

 

 

보노보노 이야기는 작년 생일 때 오빠가 선물로 준, 김신회 작가의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라는 에세이를 통해서 처음 접했다.

 

『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는 이가라시 미키오의 <보노보노> 이야기 중 가장 특별한 이야기만 모았다고 볼 수 있는 베스트 컬렉션이다.

말장난하듯 반복되는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재미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당혹스럽기도 하다. 이 만화의 대상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볍게 볼 수 있으면서도 또 어떤 부분은 철학적으로 다가와서 시선이 머문다.

 

 

있었던 것이 사라지지 않고 아주 작게라도 남아 있다면, 나는 요즘 어떻게 하루를 보내야 할지 고민스럽다.

유시민 작가가 미래가 불안하다면 어제 뭘 했는지 보라고 했던 인터뷰 내용이 생각난다. 오늘의 사소한 흔적이 1년 후의 나를 이끌어 준다면, 나는 오늘 무엇을 해야 할까.

오늘의 흔적이 사라지지 않고 남겨진다면,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도록 살아야 겠다.

 

 

 

 

 

나는 걷는 것조차 질색일 정도로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 학창시절 체육시간이 제일 싫었고, 당연히 체력은 저질이었다.

이런 내가 걷기 시작한 것은, 건강상 이유였다. 이대로는 안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든 후, 나는 옥상부터 걷기 시작했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걸었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걸었지만, 조금 지나고 나니 하늘이 보였다. 그리고 촌동네라서 가능했던, 앞산과 뒷산의 풍경이 보였다.

포로리는 낭만적이다. 걷는 게 재미있는 것이 풍경이 움직이기 때문이라니.

실제로 걷다 보면, 날마다 보는 건데도 시시때때로 다르게 보인다. 이런 자연 풍광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한결 좋아진다. 포로리가 말하는 풍경이 움직인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거 같다.

 

 

 

 

 

 

 

내 삶인데도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뭔가에 의해 자꾸만 생각지 않은 방향으로 쓸려가는 것만 같아서 답답할 때가 많다. 내가 선택해서 오늘에 이르렀건, 내 의지와 무관하게 오늘에 이르렀건, 어쨌든 오늘의 나는 이렇게 지내고 있다.

보노보노의 감기가 나은 것처럼, 지나고 보면 모든 게 평안해진 상태로 갔으면 좋겠다. 하루하루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

 

 

 

 

 

아무 것도 안하는 것과 정성을 들인 것. 그 차이는 반드시 맛에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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