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나라에 간 펭귄, 추운 나라에 간 원숭이 별둘 그림책 9
디터 비스뮐러 글.그림, 김영진 옮김 / 달리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을 보면 결과는 예상 가능하다. 두툼한 코트의 남극신사 펭귄이 더운 나라서 편히 숨쉴 리 없고, 발바닥에 털신 하나 못 걸친 원숭이가 추운 나라서 오래 견딜 리 없다. 처음 얼마동안은 신기함에 입이 벌어져도 집 떠나봐야 고생인 게다.

그런데 책장을 넘길 때 마다 고생되더라도 떠나고픈 마음이 절로 든다. 계절 탓인지 펭귄 핀 카이저 씨의 추운 나라가 더 눈에 박힌다. 큼직하게 썰어놓은 빙하, 커다란 고래, 오싹하게 등장하는 바다표범.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지는 세상이다.

아무래도 원숭이 핍 후자 씨의 밀림은 좀 덜 매력적이다. 하지만 아쉬워 할 일은 아니다. 겨울에 펼쳐보면 마음은 정반대로 바뀔 테니까.

두 페이지에 걸쳐 가득찬 펭귄 가족들, 원숭이 가족들도 재미나다. 다른 대륙의 손님을 맞이하는 깍듯한 예의가 느껴진다고 할까. 대구(對句)가 척척 들어맞는 자랑 열전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도 있겠다.

각자 자신의 나라가 만족스럽게 된 핀 카이저 씨와 핍 후자 씨. 가끔씩 전하는 안부엽서는 이렇다. 우리나라에 또 한번 놀러 오지 않을래요? 언제든 증기선에 훌쩍 올라타 다른 세계로 떠날 수 있으니 부러운 두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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