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블루레이] 고백 : 풀슬립 700장 넘버링 한정판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 마츠 다카코 외 출연 / 다일리컴퍼니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처음 라디오헤드 노래 나오는 씬에서 마츠 다카코에게 반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자이 미즈마루 - 마음을 다해 대충 그린 그림
안자이 미즈마루 지음, 권남희 옮김 / 씨네21북스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대충 그린 그림만이 줄 수 있는 평화로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짓말 - 제20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한은형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긴 여름의 너구리>를 쓴 작가의 장편을 읽었다. 우선, 아주 리드미컬하게 읽혔다고 말해야겠다. 마치 롤플레잉 게임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왜 그랬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아마 각 장의 길이가 비슷하고, 각 장들이 이어져 있으면서도 뭔가 독립적인 ‘그 장만의 소재’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든 것 같다. 롤플레잉 게임에서 퀘스트를 하나씩 깨고 다시 진행되는 느낌과 유사했달까. 각 장들이 뭔가 수평적인 위치에 놓여져 있다는 인상. 멋진 세공품들이 진열돼 있는 가게에 들어와 하나씩 둘러보는 느낌과 유사하기도 했다.

  가장 박장대소했던 장은 역시 ‘연필꽂이의 쓸모’라는 장이었다. 이 장에서, 주인공인 하석은 사발만 한 도자기로 된 학교 개교 기념품인 연필꽂이로 라면을 끓이는 법을 만들어내는 기염을 토한다. 학교를 엿먹이는 방식이 하도 기가 막혀, 한동안 책을 내려놓고는 깔깔댔다. 물론 이로 인해 하석이 사감실로 불려갔을 때, 그곳에서 사감의 초라한 진실을 목도하는 순간의 슬픔 또한 큰 것이었지만. 어쨌든 이 작가는 엉뚱한 생각을 잘하는 듯하다. 이것이 얼마나 웃기고 기발했던지, 나도 당장 집구석 어디선가 항아리를 꺼내다 끓여 먹고 싶었을 정도였으니.

  ‘테니스장이 있는 그림자 안치소’ 또한 훌륭했다. 여기선 무거운 그림자를 가진 사람들을 보면 그 그림자들을 맡아서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싶다는 하석의 상념이 등장하는데, 무척이나 감각적인 상상이라 감탄하며 읽었다. 다음과 같은 문장은 정말이지 시적이지 않은가. “나와 그림자들은 테니스공이 테니스 라켓을 치는 소리를 듣는다. 빗소리보다 훨씬 듣기 좋은 소리다. 그림자들은 그 소리를 들으면서 활력을 되찾는다.” 이러한 소재로 다른 단편이나 장편을 하나 더 써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하석은 뭔가 완벽한 척 하려 하지만 실은 그 틈이 너무나도 잘 보이는, 그런 어설픔을 인간적인 매력으로 지닌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하석을 응원하게도 되고 질책하게도 된다. 프로작이 “넌 좀 막살 필요가 있을 것 같아.”라고 한 말을, 나도 똑같이 하석에게 해주고 싶다. 안전한 삶이 주는 매력이 있을 것이다. 더 공고하고 정교해지는 매력. 그러나 때로 엎치락뒤치락하는 시궁창 속에서 발견되는 재미도 있는 법이다. 그리고 후자의 세계가 전자의 세계를 더욱 넓고 빛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감히 한번 생각해본다. 나도 인간보다 책이 편한 종류의 나약한 인간이라 그런 것일까. 책에 둘러싸인 하석이 좀 쓸쓸해 보인다. 그러나 이미 끝난 소설의 주인공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그것이 어떤 방식을 통한 것이든, 하석이 쓸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긴 여름의 너구리
한은형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은형의 소설집을 읽고 든 짧은 생각. 이 작가의 이 소설집은 환상성이 도저하다. 그 환상성은 인물과 사건, 배경의 층위에 고루 존재하는 것 같다. 소설들의 배경은 전세계에 걸쳐 있으며, 심지어 SF소설에서처럼 로봇이 등장하거나 개로 변한 남자가 등장하기도 한다. 표제작의 엔딩의 경우처럼, 도저히 논리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마치 일어난 것처럼 말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작가의 소설을 단순히 환상소설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작가는 무언가/어떤 상태를 말하거나 그려내기 위해 환상적인 소재나 사건을, 어디까지나 필요에 의해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환상은 맥거핀이다. 독자로 하여금 마치 무슨 신기한 일이 일어났었던 것처럼 믿게 하는. 환상이 현실을 날려버리고 무화시켜버리는 듯하지만, 사실 소설이 끝나고 남는 여운의 정체는 현실의 어떤 부재였다. 여기서 방점은 ‘부재’에 찍힐 것이다. 상실감과 어찌해볼 수 없음이 뒤섞인.  

  개인적으로 이러한 환상성이 가장 잘 드러나고 있으며, 작가가 그것을 가장 적절히 사용한 작품이 ‘샌프란시스코 사우나’가 아닐까 한다. 이 작품에서 여자와 남자의 관계는 모호하다. 둘은 사귀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둘 사이의 이야기는 백 프로 남자의 상상 같기도 하고, 실제로 있었던 일 같기도 하다. 이 작품은 부러 이 두 경우 모두가 참이 되도록 쓰여 있다. 작가는 왜 그들의 관계를 모호하게 처리한 것일까? 

  우선 그렇게 처리함으로써 결국 남게 되는 것은 모종의 ‘열린 가능성’의 느낌이다. 그때 그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지금에서야 드는 호기심과 회한의 순간들. 그러나 이 작품이 만드는 가능성의 느낌에는 이런 단순한 차원을 초과하는 무엇이 있다. 예를 들어 “그녀와 이별하지 못했다. 못할 것이다.”와 같이 과거형과 미래형으로 연이어 말해지는 부정의 서술어들은, 하나의 사건이 영원히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기보다는, 끝없이 유예된다는 기분이 들게 만든다. 과거에도 하지 못했고, 미래에도 하지 못하게 될 그 무엇. 이루 말할 수 없이 공허한 기분. a에서 b로 흘러가는 시간의 한 가운데가 무한정 길어져 튜브처럼 부풀고 또 부풀어, 나는 소설이 끝나고도 그 사이에 갇혀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일종의 진공상태. 책장을 덮은 나는 그 공백의 무한함을 느낀다. 그곳은 슬픔과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긴 여름의 너구리
한은형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각자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고 있는 세공품들이 늘어선 어느 이국적이고도 세련된 가게에 들어온 기분. 작가 특유의 환상성이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떻게 변주되어 나타날지 몹시 기대 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