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신여성은 어디로 갔을까 - 도시로 숨 쉬던 모던걸이 '스위트 홈'으로 돌아가기까지
김명임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시로 숨쉬던 모던걸이 '스위트 홈'으로 돌아가기까지"

대중 여성 잡지 <신여성>은
1923년 9월부터 1926년 10월까지 31호,
1931년 1월부터 1934년 8월까지 약 42호로
총 73권 내외로 발행된 잡지이다.

다방면의 사회 명사와 여러 직업군의 일반인과
독자가 쓴 글을 실었는데
여성을 위한 잡지라고 하면서
주요 집필진은 거의 남성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물론 당대에 잡지에 글을 실을 수 있는
뛰어난 엘리트 여성들이 많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신여성>은
여학생의 풍기 문란, 첩 문제, 수학여행 시비,
단발 시비 등으로
사회의 다수였던 남성들이 신여성을
계몽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1931년 속간 이 후에는 독자 대상이
여학생에서 주부, 아내, 어머니로 바뀌면서
가정에서의 여성의 책임과 양육의 문제
아내의 역할과 현모양처의 모델 들을 소개하며
사회적 역할을 지닌 여성이 아니라
행복한 가정의 어머니의 역할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바뀌게 된다

🔖 이 책은 1920~30년대에 등장한
신여성이라는 새로운 세대의 역사를 쉽게 풀어내고
당시 남성들의 이중적 잣대와 모순, 권위의식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회의 한 일원으로 성장하기를 원했던
신여성들을 삶을 비난하고 질책하며
남성들이 원하는 여성상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며
가부장제의 여성들을 속박하는 도구로
쓰였다는 점이 매우 유감스럽다.

물론 당대의 사회 분위기에 비추어 봤을 때
상상 조차도 힘든 일이지만
여성들에게도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지했다면
100년 후의 지금 사회가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공상을 해 본다.

현모양처의 역할을 강조하고
모든 집안일과 남편, 아이, 어른 공경까지
슈퍼 우먼이 되어야 한다는
남성들의 고집스러운 인식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100년 전 도시에 신기루처럼 등장했던
신여성들을 질타와 무시 속에 가두고
다시 가정으로 돌려 보내
남성의 전유물로 만들고 싶은 의도가 가득한 잡지
<신여성>!

여성의 개인화를 반대하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열심히 하라는
채찍을 휘두르는 남성들의 가부장적 권위의식은
100년의 세월을 거치며
이름만 바꿔가며 여전히 여성들의 옭아매는
족쇄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울화가 치민다😡

오늘날 여성의 시각으로 잡지 <신여성>을
다시 해석해보고
당시 여성들의 어려움과 고난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뜻깊은 독서였다.

다시 100년이 흐른 뒤
우리의 후손들은
2020년대의 여성들의 삶을 어떻게 해석할까?

우리가 <신여성>을 통해 들여다본 여성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을까봐 두렵다.

"한순간 경성 거리를 점령했다 사라진
'그 언니'들의 투쟁기"

흥미로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