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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관타나모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26
안나 페레라 지음, 박경장 옮김 / 자음과모음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열다섯 소년 칼리드가 부활정 방학 동안 아버지의 고향인 파키스탄 카라치에 가게 되는데 어이 없는 일을 당하게 된다.
9.11 테러가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은 부활절날, 아랍계인 칼리드 가족에게는 위험한 시기.
조금은 생소한 9.11 테러 사건.
하지만 칼리드 가족이 9.11 테러의 배후가 탈레반이라는 것으로 인해 의심 받을 것이라는 것은 전혀 신경도 쓰지 못한 채 책을 읽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휴식을 즐기고 있던 참 미국 CIA 요원에게 테러 용의자로 잡혀 수용소로 가게 된다.
이게 무슨 봉변인 것일까.
가족들과 부활절 방학을 지내러 왔다가 15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애꿎게 용의자로 지목받아
수용소에 갇히게 된 칼리드.
나와는 세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평범한 소년 칼리드. 전혀 나에게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수용소 생활이다. 정상적인 생활조차 할 수 없는 곳.
범죄자들이 갇혀있는 수용소이다 하지만 어린 학생에게는 정말 가혹한 공간.
자신은 테러범이 아닌 15살 학생이라는 외침은 그 누구도 받아 주지 않는다.
이것은 억울함을 넘어서서 정말 내 인생이 무너지는 듯 한 느낌일 것이다.
또래는 눈 씻고 찾아볼 수도 없고 나는 사람 취급을 해주지 않는 수용소.
적나라하게 관타나모 수용소의 생활과 끔찍한 간수들의 태도는 그저 제 3자의 관점으로
보는 나조차도 소름이 끼치고 잔인하다.
그것을 몸소 겪고, 전혀 금시초문인 사건에 휩쓸리게 된 칼리드에게는 얼마나 가혹할까.
요즘에도 문제가 되고 있는 인종간, 문명간, 종교간 갈등 문제.
그 문제에 휩쓸린 학생 칼리드, 이 칼리드는 어떤 학생이나 사람을 지칭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갈등 사이에 무고하게 희생하고 그 가혹함을 겪게 된 모든 사람들과 나라를 표현하는걸꺼다.
칼리드를 통하여 작가는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을까.
인권 존중 따위 찾아 볼수 없는 관타나모 수용소의 모습만을 보여주고 싶었던걸까?
칼리드는 살고 있는 영국에서는 조금은 무시받고 눈치보면서 살게되는 무슬림이었다.
지금 우리나라에도 모든 인종들이 살고 있지만 다문화 가정 사람들이나 동아시아 사람들은
조금 눈에 띄게 다르게 생각한다.
칼리드가 마지막에 모교 연설에서 읽는 편지 같은 연설 내용에는
자신들과 다르게 생긴 사람들에게는 매우 수상한 사람으로 여기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칼리드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니다, 우리도 이런 행동을 자신도 모르게 하고 있을지 모른다. 모두 똑같은 사람이고 같이 살아가고 있는 것인데,
칼리드는 문명 사회에서 그 반대쪽의 어두운 전면적인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끔찍한 2년을 보내게 된다. 악몽만 같았을 2년.
지금 모든 것이 발전되었다고 믿는 우리, 하지만 모든게 발전 된것은 아니다. 우리의 생각과 마음은 발전되기는 커녕 잔혹해져만 간다.
그 단적인 모습을 솔직하면서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가의 관타나모 수용소 이야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기에는 조금 오래된 시간이 걸렸지만
그 사실을 모두 알고 받아들이게 되니 벅차면서도 안심하고 있는 내가 반성되었다.
문명사회의 숨겨져 있는 잔혹함을 겪었을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