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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지배 - 디지털화와 민주주의의 위기 ㅣ 한병철 라이브러리
한병철 지음, 전대호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평점 :
이전에 읽었던 한병철 작가님의 사물의 소멸(#지스_178 )이 세상과 사람에 대한 통찰력이 너무나 돋보였던 덕분에 작가님의 성함을 기억하고, 이번 3월 서포터즈 활동에서 작가님의 저서를 신청할 수 있었다. 인문학과 철학에 깊은 조예를 바탕으로 현대 사회를 예리하게 분석하고, 앞으로의 방향성까지도 명쾌히 제시하는 것이 너무도 마음에 들었었는데 이번 책에서도 어김없이 이런 장점들을 빛내주셨다.
[사물의 소멸]은 '개인'에 조금 더 집중되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정보의 지배'는 사회적 측면에 더 집중하는 느낌을 주었다. 특히 정보화 사회로의 변화(게임, 빅테이터와 AI 등)가 '서사'를 없애고, 사람들의 판단력을 깎아내고 점차 자폐적으로 만들어 간다는 점이 정말 공감갔다. 나도 최근 게임과 무분별한 컨텐츠 소비를 줄이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그 이유도 책에서 이야기하는 판단력의 감소, 감정의 무절제함, 자폐적인 행동 패턴 등에서 문제를 느꼈기 때문이라 공감이 갔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숏폼 컨텐츠를 보고 있으면 멈추기도 힘들고, 새로운 자극을 끝도 없이 갈구하게 되어 시간적으로도 일상에 문제가 생기고 사고회로가 굳어지는 게 심각하게 다가왔었다. 최근에는 딱 필요하다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컨텐츠들만 구독하고 소비하게 되니 절제도 잘 되고 시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만족스럽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자유라는 포장으로 감싸진 지배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중국의 기업들 뿐 만 아니라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기업들이 사용자들의 정보를 수집해 최적화 된 정보만을 선별해 제공하는 것이 더욱 심각하게 느껴졌다.
그렇지 않아도 인간의 확증 편향 탓에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와 신념에 맞는 이야기만 골라 받아들이게 되는데 알고리즘으로 인해 더욱 확증 편향에 깊이 빠지게 되어 사람들이 자폐적인 경향이 커지고, 이로인해 타인과 소통을 하고, 의견을 나누며 공감하는 게 어려워져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유튜브와 SNS를 통해 누군가의 입맛대로 요약된 정보만을 받아들이기보다 때론 다양한 관점을 위해 온라인 신문사 곳곳을 들여다보며 시야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