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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롬멜은 전차 앞에 있다 - 도깨비 사단장, 사막의 여우
박기련 / 작가와 / 2024년 12월
평점 :

롬멜. 그는 무척이나 뛰어난 지휘 기술과 통찰력, 업적에 비해 역사 너머로 묻힌 사람이다. 그는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모두에 참전하고 특히 2차 세계대전에서 당시 손에 꼽을 정도로 유명한 장군이 되었지만, 나중엔 패전국이나 전범국, 반인륜적인 일들로 낙인찍힌 나치의 아래에 있었으며 히틀러의 경호대장직까지 맡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한 번씩은 그런 의문이 든다. 저렇게 잔인하고, 광기에 젖어 있었던 나치가 어떻게 전 유럽을 집어삼키다시피 했을까. 어째서 그를 상대하는 연합국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일까? 그 호기심을 풀 실마리는 '롬멜' 한 사람의 이야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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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멜은 용장이었다. 전장을 잘 읽고 신속한 결정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중대한 전투 현장과 직접 접촉하는 역동적이며 지적인 용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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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전쟁 기록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롬멜은 전쟁에서도,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도 굳세면서도 공격적이고, 거침없는 인물이었다.
전장에서 롬멜은 마치 먹잇감이 대비를 하기도 전에 쇄도하는 포식자처럼 기동성을 극한으로 살려 적군이 지원은커녕 방어 태세를 제대로 갖추기도 전에 들이닥쳐 부숴버리는 것이 그의 대표적인 전술이다.
또 다른 놀라운 점은 그의 군대에 대한 아득한 이해와 대담함인데, 빠른 지휘 체계를 위해 항상 후방에서 탁상공론하는 지휘가 아니라 최전방의 전차보다도 앞에서 전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지휘를 내리는 부분이다. 그는 비범하다는 말이 어울릴만한 장군이었다. 책에 기록된 그의 전쟁 일기들의 흐름을 따라가면 적국에 비해 압도적인 이 효율성 앞에서 얼마나 많은 군대가 버텨내지 못하고 무너졌는지 생생하게 느끼며 최종결정권자가 생생한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말이 어쩌다 나오게 된 것인지 비로소 느껴졌다.
개인으로써의 롬멜도 범상치 않았다. 그의 마지막은 반히틀러파에서 히틀러 암살 작전의 참여 제의를 받기도 하고 동시에 히틀러에 의해 독살당했을 정도로 나치에 대해 부정적인데, 그 성향이 더 높은 지위에 오를수록 반감이 강해졌단 이야기에서 반인륜에 치를 떨게 만드는 나치에서 계속 몸을 담고 장군으로서 전쟁에 앞장서는 그의 삶이 어땠을지 전쟁 이외에 인간적으로도 더 탐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또한 아이히만처럼 평범한 악인이었던 걸까, 혹은 악인이 되어간다는 것을 느끼고도, 돈과 삶, 가족과 같은 가치에 의해 합리화를 한 개인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