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인간에게 묻다
이홍규 지음 / 율곡출판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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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우리 사회는 전례 없는 대격변을 맞이했다. 변화라는 것들은 늘 듣도보도 못한 충격을 주고, 그 충격은 늘 이전의 것들보다 더 큰 혼란을 주었다. 그 혼란의 중심핵에는 AI가 존재한다.


 AI는 지식의 최종 결정체이며 앎의 극한을 인간에게 선물했다. 과거에는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것이, 이제는 큰 노력도 들이지 않고 수많은 인간이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지식'은 그렇게 모든 인간에게 퍼져나가고 있다. 그 속에 왜곡의 독을 품은 채로 말이다. 인간이 만든 데이터를 학습하여 답을 내놓는 시스템 덕분에 AI는 인간들의 왜곡, 오류, 편견과 차별까지 모두 흡수해 버린다. 인간의 불완전한 지식이 AI에게 분별없이 학습되고, AI가 내놓은 답변이 다시 인간에게 절대적인 답으로 받아들여지는 악순환 속에서 '진실'은 거짓의 폭설 속에 파묻혀버린다. 이는 예견되는 미래 중 하나가 아니다. 이미 우리에게 스며든 현실이다.


 도서 [디지털 시대, 인간에게 묻다]는 이와 같이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의 문제들을 명확하게 규정한다. 사회적 관계의 단절과 파편화, 빨라지는 시간과 다변화되는 공간에서 생겨나는 부적응과 괴리, 인터넷의 침투로 인한 자유의 위축과 통제의 강화, 이 모든 것들을 더욱 심하게 만들고, 이들에 의해 심각해지는 인지적 편견들의 문제까지.


 책은 말 그대로 우리가 시대의 흐름에 마주한 모든 문제를 관통한다. 개인이 마주한 문제.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피어난 괴리. 사회를 떠받치는 가치들에 생겨난 균열. 국제 사회에 새롭게 퍼져나가는 법칙. 표면적으론 도저히 읽어낼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변화지만 그 변화의 근본은 하나, '정보'로 진행된 것이기에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도 명확하다.


"진정한 이해를 원한다면 보이는 감각과 정보의 너머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인지적 편견도 넘어서야 한다. 자신이 만든 '프레임의 편견'을 넘고, 눈을 가린 '과신과 이기심의 편견', '자기합리화의 편견'을 넘어서야 한다. 그래야 현상을 이해하고 문제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


 인지적 편견을 헤쳐나가 혼란을 이겨낼 성찰을 추구하는 이라면, 이 한 권의 책은 가장 확실한 정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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