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시아드 - 황제의 딸이 남긴 위대하고 매혹적인 중세의 일대기
안나 콤니니 지음, 장인식 외 옮김 / 히스토리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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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사에 대한 지식은 안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얕지만 이에 대한 흥미는 가득하다. 여러 창작물들에서 비춰지는 중세 시대의 모습들이 지금은 사라진 가치들이 당시엔 '당연한 것'으로 있었고 명예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거는 것을 비롯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도 많지만 그만큼 낭만적인 면모들도 많았으니까.
조금조금 흥미가 생기면서 나는 역사를 인문학서들을 통해 알아갔다. 세세한 일대기보다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나 <사피엔스>와 같은 책들로 시대별 굵직한 문화와 사상을 아는 방식을 통해 배우니 확실히 역사서를 읽을 때 생기는 문제점들은 건너뛰고 지식을 쌓을 수 있었지만, 역시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사고 방식과 문화를 알기엔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이 '알렉시아드'다.

역사서 [알렉시아드]는 동로마 제국이 어떤 구조로 돌아가며 어떤 미묘한 권력의 역학이 이를 유지시켰는지, 그리고 200년 너머 이어진 역사상 가장 추악한 전쟁으로 기록된 십자군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시작될 수 밖에 없었는지 이를 결정한 알렉시오스 황제에 대해 그 딸 안나 콤나니가 정말 자세히 기록해놓았다.

"혼란스러운 정국 속에서 이런 불확실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태도를 취하는 이들은 항상 공공의 이익을 해친다. 이런 자들은 항상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지만, 대개 그것마저 실패하기 마련이다."

특히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관심이 많은 내게 안나 콤나니의 기록이 1100년대 당시의 군사 전략, 경제, 정치 등 다방면을 다뤄냈으며 그녀가 글 속에서 사용한 여러 비유와 설명들에서 한 사람이 이토록 폭넓은 지식을 갖추고 글을 써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자칫 어려울 수도 있는 역사서에 흥미를 잃지 않을 수 있도록 적절하게 글의 재미를 심어주어 마음에 들었다.

역사는 대개 승자의 이야기로써 기록이 된다. 이 말 처럼 실제 전쟁 기록의 경우 승자가 절대 선이자 정의로 기록되는 경우가 잦고, 그렇지 않더라도 어느 한 편의 이야기만 듣는다면 자칫 왜곡된 이야기를 받아들이기 쉬워진다. 어린 아이들의 싸움에도 양 쪽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보지 않는가. 이 책은 접하기 힘든 동로마의 역사적 자료로써 관계자들에게 귀한 자료로 대우받고 있는 만큼 이 책은 일반인에게도 관점을 넓히고 역사와 인문학적으로도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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