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예술 : 해석과 감상 - 래퍼 테이크원의 정규 2집 《상업예술》에 대하여
이선화 지음 / 바른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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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일을 하는 친구가 책을 보곤 진짜 명곡이 담긴 앨범이라며 그대로 곧장 1시간 너머 앨범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 친구가 힙합 음악들에 관심이 많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격하게 반응하는 건 처음 봐서 더욱 놀랐다.

책은 테이크원의 <상업예술> 앨범을 만들고 있는 수록곡 하나하나의 가사들을 뜯어보고, 노래하는 이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 어떤 감정에 빠져 있는지 이야기하고 그 하나하나의 트랙들이 듣는 이에게 어떤 영감을 주는지, 해석과 감상을 쓴 작가 본인의 경험에 빗대어 풀어낸다. 


최근 인문학, 철학, 자기 계발, 소설 등의 책들을 꽤 읽었지만 이 책만큼 수많은 메모를 남긴 책은 없었다. 그간 쓴 메모 평균치의 2배 가량이 된 것 같은데 그만큼 삶과 사람에 대해, 그리고 테이크원의 앨범 <상업예술>이 주로 다루는 '사랑'과 '인격적인 성장'에 대해 진리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너무도 많았다. 


자신의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자 하는 이상과 그런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을 옭아매는 현실 속 돈의 문제. 그리고 이 둘 모두를 갉아먹는 너무도 사랑하지만, 가난한 예술가로서는 쫓는 것만으로도 폐가 터져버릴 것 같은 연인. 이것만으로도 노래 속 이야기에 빠지기 매력적인데 <상업예술> 앨범 속 트랙 하나하나가 갖는 감정은 행복과 좌절의 스펙트럼의 끝에서 끝까지 너무도 강렬했다. 


책을 읽으면서도, 서평을 쓰면서도 <상업예술> 앨범을 계속 듣고 있었다. 잠시 작업하다가 진이 빠지면, 테이크원의 라이브 무대 영상을 보고 있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감정을 이토록 적나라하게 내걸어낸 이 앨범은 '이게 진짜 예술작품이다'라고 다른 음악들에 호통치는 듯하다. 남들 다 하는 인기 많은 것들만 따라 하는 것들이, 음악을 내고도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티끌만큼도 들어가지 못하고 듣는 이에게 노래에 대한 어떤 기억도 남기지 않는. 노래를 만든 이에게 어떤 호기심도 들지 않는 것들이 감히 자신과 같은 음악이라 하는지 묻는 것 같다. 


서평의 끝자락에 이르고 나니 초점이 <상업예술> 앨범과 테이크원에서 이 해석과 감상 책을 쓴 작가님께로 옮겨간다.

나는 과연 우연히 들은 한 음악이 내게 전율을 느끼게 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렇게 글을 쏟아내지 않고는 터져버릴 것처럼 안달이 나서, 몇 날 며칠 동안 글을 주구장창 쓰고 그 글이 음악의 원작자에게까지 인정받고 책까지 출판하게 되는, 이토록 큰 감정과 표현력을 가질 수 있을까. 책을 쓴 '작가 이선화', 글의 소재가 된 앨범 '상업예술', 상업예술을 만든 '테이크원'.

책을 이루고 있는 어느 하나 경외심이 들지 않는 것이 없는 책이다. 


https://blog.naver.com/jisikinn_moon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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