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우주다 - 나는 무엇인가, 그리고 왜 이것이 중요한가
디팩 초프라.미나스 카파토스 지음, 조원희 옮김 / 김영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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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설명과 머릿말을 읽기 전 첫 인상은 나 자신이 어떻게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 세상 자체가 변화한다는 일원론적인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하려나 싶었다. 하지만 책의 내용에서는 보다 깊이, 어째서 '내가 곧 세상이고 세상이 곧 나다.'라는 일원론이 옳은지 물리학의 상대성이론과 다중우주, 빅뱅, 양자역학 등의 이야기들을 가져와 상당히 논리적으로 파헤친다.
상대성 이론은 '관찰자'라는 존재가 없다면 현실을 구성하는 이 이론의 기본 전제조차 성립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현상을 관측하고 이를 머릿속에서 이해할 '나'가 없다면 이 이론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어버린다. 동물들도 빛을 감지할 순 있지만 그 빛이 관측하는 입장에 따라서 다르게 보이고, 따라서 물체가 이동하는 속력에 따라 시간의 오차가 생긴다는 원리는 이해하기도 이전에 '시간'과 '빛의 속도'따위의 개념도 떠올리지 못해 관찰자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상대성 이론을 찾아낸 아인슈타인이나 이에 대해 공부한 물리학자들은 상대성 이론을 시간에 대해서만 적용하지 않고 보다 광범위하게 펼쳐 '나'가 없는 세상은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한 철학적인 이야기로 나아간다. 과거에는 종교가 과학과 철학을 모두 묶어놓았다가 현대에는 둘이 갈라져나와 전혀 반대되는 속성을 띄는 듯 하지만 그런 사회적 시선과는 다르게 이는 여전히 연결되어있고, 두 가지 모두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인간은 무엇 때문에 탄생하였는가?', '세상은 무엇인가?' 등 여러 철학적인 질문들로 귀결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말하자면 과학자들은 세상에 대해 모든것을 파헤치려하는 모험가이자, 인간과 세상에 대해 이해하려는 철학자들인 것이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통칭 지대넓얕 제로)편에서 처음 일원론을 접했을 때엔 불교 등 동양에서 주로 다루는 사상 정도로 생각했었지만 이는 믿고 말고로 끝나는 사상이 아니라 세상의 본질에 다가갔기에 깨달을 수 있는 진리로 느껴졌다. 어쩌면 '나'라는 객체와 '세상'이란 객체가 분리되어있는 이원론에서 벗어나 보다 일원론의 사상이 내게 녹아들었기 때문에 이렇게 느껴진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면의 '생각을 하면 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아침에 자신이 오늘 이루고 싶은 것에 대한 일기를 매일 쓰다보면 성공한다', '자신의 목표를 계속해서 되새기면 이를 이룰 수 있다' 등 여러 격언들과 동기부여 글귀들도 '나'가 바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대로 세상이 구현되고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일원론과 뿌리가 같다는 걸 공부를 하면 할 수록 크게 느낀다.
다만 물리학에 대해 깊이 파헤치는지라 글을 읽으며 피로도가 꽤 높았다. 피곤한 와중에 버틸 수 있었던 건 아인슈타인, 리 스몰린, 프랭크 윌첵 등 이미 알고 있는 물리학자들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게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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