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부부가 함께 은퇴합니다 - 5년 만에 40대 조기 은퇴에 성공한, 금융맹 부부의 인생리셋 프로젝트
김다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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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와, 부럽다. 정말? 나도 곧 마흔인데!

FIRE(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족, 즉 조기은퇴자가 늘고 있다.

(물론 되면 좋겠지...근데 내 카드값....대출,,,)

이 책은 스스로 금융맹이라고 밝힌 부부 중 아내쪽이 쓴 에세이 집이다.

다른 리뷰에서 비슷한내용을 다 다룰테니 나는 페이지 별로 좋았던 내용만 기재하고자 한다.

p.42-43

난 아이와 어떻게 놀아야 할지 방법을 잘 몰랐다. 낳으면 다 할 수있다고, 자기 아이는 다르다고 하는데, 그 다 할수 있는 사람의 명단에 나도 포함될지 모르겠다. 나조차도 뭐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는데, 아이를잘 키울 수 있을까 싶었다.

-> 어떻게 이렇게 나와 완전히 동일한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났지? 나는 20년전부터 비혼주의자를 꿈꾸고 외치고 다녔는데 내 유전자를 더 이상 세상에 남겨놓기 싫다는 점이 컸다. 본 책의 지향점과는 약간 다른 이야기지만, 이 부분이 너무 나랑 비슷해서 발췌. 물론 내인생에는 결혼도 없다.

p.60

은퇴 결심 이후, 아직닥치지 않은 수많은 변수들을 떠올리며 불안감이 드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마흔에 이른 은퇴를 한다는 것은 평범한 삶과 크게 차이가 있다. 다들 회사 때려치우고 싶다고 농담처럼 말은 하지만, 실제로 은퇴하는사람은 주변에 많지 않다. 이른 은퇴란 정해진 경로를 벗어나는 일이다. 내 불안은 '은퇴 자금'보다는 앞으로 남들과 조금 다른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상대적 상황' 때문인지도 모른다.

->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에서 이런말이 나온다. 60대가 되어 페라리를 몰면뭐하냐고! 나는 젊은 부자가 되고 싶다고! 사실은 세상이 정해놓은 은퇴 시계에 따르면 나 또한 60대쯤에는 '동그라미 네개'쯤을 몰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그 시절 나는 행복할까?라는 것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기에 알 수가 없지.

때문에 이른 은퇴 결심은 정말로 큰 결정이라고 생각된다. 다들 예스라고 할 때 노라고 외치며 꿋꿋히 내 삶을 살아가고 견디고 결국 성공하는 것. 나는 이른 은퇴를 지향은 하지만 현실적 상황이 따라주지 않기에 큰 욕심은 없지만 세상이 가라는대로 가지 않는 저자 부부가 정말 훌륭하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p.178

하지만 그 이후로도 주식은 계속 올랐다. 내가 매도한 금액의 두 배 이상 뛴 것도 있었다. 남편은 "사고 나서 떨어진 것보다, 팔고 난 후 오르는 게 더 속상한 법이지"라며 약을 올렸다.

난 도덕경을 읽으며 마음을 비우는 방법을 배웠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다. 난그렇게 후천적 학습을 통해 언제부턴가 질투, 후회와 같은 감정을 잘 느끼지 않는다. 주가 변동으로도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사고 떨어져도 '언젠가는 오르겠지' 생각하며 위안했고, 팔고 올라도 '그래도 돈 벌었으니 괜찮아'라고 생각했다. 주식을 계속해도 괜찮을 까 걱정했었는데, 주식은 회사 일처럼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다. 은퇴 후 꾸준히 용돈벌이는할 수 있을 것같다.

-> 최근 첫 공모주로 *뱅을 시작했었다. 첫 4주를 배당받았는데 아뿔싸, 첫 날 너무 오르는 것 있지. 그래서 지정가로 69000와 68000을 걸었는데 왠걸, 팔린거다! 와 이게 왠 횡재냐. (그리고 쭉쭉 더올라서 89000원까지 올랐다고 한다,....) 그 후 등락을 지속했지만 여전히 내가 최고점이라고 생각한 지점보다는 얼마간 더 위쪽에 있다. (진작 도덕경을 읽을 것을...)

결국 이 모든게 세상사 이지만, 처음 해본 주식은 내 마음처럼 쉽지 않았고 나는 저자를 따라 후천적 학습을 위해 명상클래스를 결제했다(해피엔딩...).

p.263

회사에서는 멀티로 처리해야 할 일이 많았다. 회의 시간에도 나를 찾는 메시지가 오면 급히 답을 해줘야 했고, 메일을 쓰다가도 누가 찾아오면 하던 일을 접어두고 얘기를 들어줘야 했다. 한 가지만 진득하게 해본 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멀티태스킹을 하면 뇌 손상이 올 수 있다는 글을 읽었다. 성격이 급한 나는알람을 그냥 무시하지 못했다. 하던 일이 있어도 알람이 뜨면 그것부터 처리해야 했다.

-> 완전 내소개 아니냐며...근데 사실 거의 모든 직장인이 그럴테다. 내 일을 진득히 할 수 있는건 어느 연구원뿐이지 싶다. 상사가 찾거나, 프로젝트 상대방이 찾거나, 하다못해 직장 동료가 커피마시자고 와도 잠깐 멈춰야 하는게 사회생활의 룰 아니던가. 휴일조차도 뭔가를 진득히 하는 습관을 이미 잊은것 같다. 뇌손상이 온다는이야기는 정말 무섭기에 조금더 한 가지 일만을 오롯히 해보고자 노력해봐야겠다.

사실 이 책이 조기 은퇴에 대한 방법서는 아니다. 방법서를 바라고 이 책을 읽으면 조금실망할수도 있다. 방법에 대한 방안보다는 마음가짐에 대하여 쓴 책이고 시간의 흐름에 맞게 잘 적혀져 있다.(어떻게 그 일들을기억하지?)

만약 조기 은퇴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거의 모든 유형의 걱정이나 상황을 적절히 대입해가며 공부와 대비할 수 있을 것같다. 그리고 정말 제주 두달살기는 너무너무 부럽다.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인데 이룰날이 올지는모르겠지만..

한겨례출판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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