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 진화하는 페미니즘
권김현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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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 다시는 ___ 그 전으로 돌아가지 않을것이다_ 서평단 리뷰>
이제는 말 하기도, 분노하기도 지친다. 페미니스트의 삶, 겨우 2년 남짓. 하루하루가 고통스럽고 한탄스럽고 결국은 분노로 점철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맞아죽는, 맞는, 감금당하는, 납치되는 여성들의 기사가 어림잡아도 하루에 20건은 될 것이다.
의식적으로 페이스북을 피하기도, 네이버 뉴스 댓글 창을 외면하기도 했지만 당장 오늘은 러시아 유우명한 60대 철학교수가 20대 애인을 죽여 토막냈다가, 그 팔을 가진채로 술취해 강에 빠져서 들킨 사건을 보고 내 폐가 헛웃음을 흘려보낸다.
왜 여성은 인간으로써 살아갈 수 없는가. 누군가의 소유물로 존재할 수 밖에없는가? 유구한 여성혐오의 파도속에서 역차별이란 말은 누가 만들어 냈는가. (찾아서 찢어버리고 싶은 심정)
권김현영님은 예전 직장에서 강연자로 한번 뵌 적이 있었다. 나는 이제 겨우 2년 남짓 분노하고 지쳐가는데 작가님은 20년을, 줄곳 여성운동에만 몰두한 '찐'이었다. 운좋게, 서평단에 당첨되어 책을 읽는데 많은 물음이 해결되는 마-법.(사-이다)
여느 SNS와 마찬가지로 페이스북도 너무 많은 정보들이 밀물처럼 썰물처럼 생성되었다가 사그라진다. 긴 글을 자주 쓰거나 공유할 경우 개인 타임라인이 길어져서 로딩하다 렉이 먹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권김 선생님의 소듕한 글들을 엮어 이렇게 책으로 소장할 수 있다니. 역시 최후에 남는건 종이책이지. 암.(아무말)
이 책은, 여성이 말하기 어려운 현상에 대해서 설명하고(그럼에도 왜 여성의 언어가 모욕당하고 훼손되느냐면, 여성에게는 말만 있을 뿐 그 말에 귀 기울일 청중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비평가도 없기 때문, 133면), 미투의 맥락 및 가해자의 아내가 나서는 이유와(아내의 목소리가 공론장을 지배하게 되면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은 갑자기 매력이 넘치는 권력자 남성을 둘러싼 여자들의 암투로 장르가 바뀌고, 공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로 해결해야 할 성폭력 사건은 질투와 불륜의 사적 막장극이 되어버린다. 이런일이 왜 생기냐며느 여자의 적은 여자라서 그런게 아니고 남편이 잘못했는데도 의리를 지켜주는 아내가 많기 때문이고, 남편이 의리를 지키지 않아도 아내가 봐주는 것이 미덕이라고 여기는 사회 때문, 185면), 내 학위 주제였던 신상공개제도나 화학적 거세- 그 밖의 형사제재들이 왜 의미 없는지(나는 강간을 가능하게 만드는 성범죄자의 활력과 에너지, 권력이 생성되는 바로 그 지점을 제거하는 것이 진짜 거세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취업 상담을 핑계로 제자에게 술을 먹이고 노래방에 데려가 강간하는 교수를 해임시키는 것, 그런 것이 진정한 거세의 의미이다, 263-264면)를 낱낱히(적어도 내가 궁금했던 선에서) 의견을 개진해 주었다.
저자가 말했던 것 처럼, 여성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또 내고, 쓰고 또 쓰지 않으면 아무 것도 남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썼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고 했다. 마침 우리 한국 여성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읽고 쓰기 능력을 갖추고 있으니 무기는 충분하다(72면)고 했으니, 나도 더 열심히 쓰고 떠들고 외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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