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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적뒤적 끼적끼적 : 김탁환의 독서열전 - 내 영혼을 뜨겁게 한 100권의 책에 관한 기록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김탁환의 독서열전: 내 영혼을 뜨겁게 한 100권의 책에 관한 기록
일요일 내내 커텐을 만드느라 원단을 재단하고, 오리고, 꿰매고, 뜯고, 다림질 하고를 반복했다.
뭔가에 집중하고 있으니 잡념이 안 생기고, 시간은 어찌나 빨리 가는지....
꼬리별이 옆에서 천 끝도 맞잡아주고 자도 잡아주며 거들었다.
"옆에서 책 읽어 줬으면 좋겠다...."
영어원서 오디오북을 옆에 틀어놓고 바느질하고 있었는데, 귀에 잘 안들어와서 소리 혼자 따로놀고 있는 중이었다.
녀석은 요즘 읽고있는 '한국단편소설집'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 중 며칠 전에 읽었는데 재미있었다며 읽어주었다.
강신재의 '젊은느티나무'.
그 작품이라면 나도 안다. 꼬리별 나이 쯤에 읽었던 것 같다.
풋풋하고 낭만적이면서도 아릿하고 문체가 이쁜 소설로 기억한다.
꼬리별과 나는 손바닥을 마주치며 맞장구치고 공감했다.
배따라기, 화수분, 운수좋은날, 메밀꽃 필 무렵들과 이 작품이 '한국단편소설집'이라는 책에 같이 묶여있다는 것에 대해....
강신재라는 작가가 1924년생이라는 것에 대해....
1960년대가 작품배경이라는 것에 대해....
요즘 읽어도 전혀 낯설지 않고, 번역해서 외국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거라며 이야기에 꼬리를 물었다.
꼬리별은 조근조근 낭랑한 목소리로 '젊은 느티나무'를 읽어 주었다.
나는 가끔씩 딴 곳으로 여행을 다녔다.
"엄마, 안듣고 있지요?"
...들켰다.
딱 그맘 때 읽어야 좋은 책이구나!
꼬리별은 엄마가 창작한 글을 읽고 싶다고 했다.
단 몇 줄짜리 단편이라도 좋으니 이야기를 지으라고 한다.
녀석이 습작한 만화를 읽으며,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심정과 같은가보다.
꼬리별이 만화작품 습작보다 캐릭터들에 연습량을 쏟고 있듯이,
나 또한 이야기 창작보다는 책을 읽고 느낌을 끼적이는데 시간을 쓰고 있다.
소설을 쓰는 것은 엄두가 안난다.
그러면서 이 책을 건넸다.
이렇게 쓰고 싶다며!!!
'천년습작'에 이어 두 번째 만난 김탁환의 책이다.
아무거나 한조각 읽어달라고 했다.
녀석이 뽑은 것은 '핑거포스트,1663'(p271).
그런데 꼬리별은 이런 책을 별로 안좋아 한단다.
소개된 모든 책들이 재미있을 것 같은데 막상 읽으면 재미없는 경우가 많다나!ㅎㅎ
그에대해 난 이렇게 덧붙였다.
같은 책을 읽고나서 꼬리별과 나와 이 작가가 생각하고 느끼는 차이만큼 재미도 다르고 쏟아내는 글도 다른 것이라고!
그것은 자신이 가치있어하는 일에 쏟은 시간과 정성에 다름아닐 것이다.
읽고, 습작하고, 비평하고, 창작하고... 그것에 쏟아부은 시간과 정성의 세월들!!!
그 내공들이 스며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