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너무너무 세련되고 우아한 것은 바로 이 작가의 이름이었어요. ‘프랑’만 해도 멋진데 ‘프랑수아즈’ 인데다가 ‘사강’...
뭔진 몰라도 멋져...멋졌어요.
‘버지니아 울프’를 읽으면서 또다른 여성작가를 찾다가 보게 된 이름이었어요.
이름 강렬해서 꼭 읽어봐야지 했던 작품은 ‘슬픔이여, 안녕’이었죠. 물론 생각만 했지 읽어보진 않았었어요.

독서모임에서 회원님의 추천으로 작가 이름을 다시 마주합니다. 게다가 마침 책처방 콘서트에서 이 책을 처방(혹은 선물)받아서 따로 구매없이 읽을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와오!
책과의 만남이 운명적인 순간처럼 느껴지는 것도 책 감상에 영향이 큰 것 같아요.

본명은 ‘프랑수아즈 쿠아레’라고 해요. 1935년에 프랑스에서 태어났고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프루스트)’를 읽고 등장인물명인 ‘사강’을 필명으로 삼았다고 해요.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작품을 무려 19살에 발표했다고 하네요. ㄷ ㄷ 이후 꾸준히 작품들을 발표했고 2004년에 심장과 폐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이 작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24살에 썼대요.
(중략)
프랑스 사람들은 브람스를 안 좋아해서 브람스 연주회에 초대할 때는 꼭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말줄임표도 꼭 써야 한다네요)라는 말을 물어보아야 한대요.
김영하 작가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작품의 제목이 프랑수아즈 사강이 한 말을 인용한 거라네요. 무려 마약 협의로 기소되어 법정에서 변론할 때 한 말이래요.. 마약.. 법정..
사강 언니. 마약은 나쁘지만 저 말은 멋있군요.

1. 사강이 생각하는 사랑은 뭐였을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제목의 의미를 통해 보건데 사랑이라는 건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기보다는 상대방이 좋아하지 않을지 모르는 것을 제안하거나 행할 때 조심스럽고도 조심스럽게 의중을 물을 줄 아는 태도를 말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아요.
자신의 자아가 존엄하고 주체적인 존재라는 인정을 받고 싶었던 폴이 어디서도 만족을 할 수 없었던 이유겠죠.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받는 것은 이룰 수 없는 꿈이겠지만, 그 기대로 사랑을 하지 싶어요.

2. 폴은 왜 시몽에게 가지 않는가?
인간은 과거의 실수를 인정하기를 죽기보다 싫어한다는 말에 동의해요.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입은 손실을 복구하는 데에 모든 에너지를 쓰느라 자신에게 다가온 진짜 기회나 이득을 마다한다는 거요.
이혼한 전남편부터 로제로 이어지는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폴은 잘못된 선택을 더 이상 인정하기 어려웠을 듯 해요. 실수 그 자체가 자신의 조각처럼 느껴지는 기분 있잖아요. 시몽이란 존재는 최악의 선택을 하고도 그것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라 스스로의 선택이었음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3. 로제는 왜 그렇게 사는가?
‘타인을 해하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란 생각과 가장 닿아 있는 인물이에요. 나를 파괴할 권리와 대치되는 말은 ‘책임’인데요. 자신의 욕망에 따라 시작하는 게 사랑이지만, 한 번 시작하면 욕망을 절제하고 통제해야 하죠. 로제는 책임 부제의 극단적 결과물이에요. 하지만 현실에 많죠.

4.시몽의 비중은?
엄친아인데 자기보다 14살 많은 여자를 좋아하는 시몽. 그는 자신에게 의지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게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어린 여자를 싫어해요. 시몽은 로제와는 정반대예요. 로제는 책임이 뭔지도 모르지만 시몽은 폴에게 책임을 크게 느끼는 인물이죠. 하지만 결말에서 폴의 선택은 사랑이 또 책임이 다가 아니란 걸 보여주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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