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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화
허수정 지음 / 고즈넉 / 2012년 11월
평점 :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이미지 중에 하나가 바로 대장경이다.
교과서를 통해 '불심으로 몽고의 침입을 격퇴하기 위해...' 라는 식의
정형화된 이미지로 표현된 대장경. 기실 그 정체는 불교 경전을
목각으로 새겨 인쇄하고자 한 일종의 컨텐츠 생산도구일텐데..
그 방대함과 조성의 어려움으로 인해 단순한 물건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부용화'는 그 대장경에 얽힌 Fiction 이다. 불타버린 대장경과 남아있는 대장경,
그리고 그것을 이용한 정치적 암투. 추리소설처럼 이어지는 일련의 흔적들.
그 시작은 대장경이 불태워지기전 일부가 빼돌려졌다는 이야기에서 시작되는데,
왕과 무신정권의 정치적 노림수들은 그와 맞물려 주인공 네 명을 슬픈 운명으로 몰고가게 된다.
우선 이 소설은 불교적 색채가 강하다. 곳곳에 불교 경전의 이야기와 불교 사상이
언급되고 있다. 주인공 네명 중에 두명이 승려이고, 불교중심의 고려에다, 불교의 정수인
대장경의 존재까지. 덕분에 낯선 용어들과 조금 몽환적인 느낌마저 불러 일으켜준다.
불교에 관심이 크다면 굉장히 흥미로울 것인데, 반면 거리감을 느끼게 할수도 있다.
그리고 반전이 있다. 반전없는 소설이란 맹탕맹탕할 수 밖에 없지만,
소설 중반부까진 너무 밋밋하고 애매하게 흘러가기만 해서 조금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 거기에 불교적 용어들이 더욱 더 어려움을 느끼게 했다. 적어도 나에겐.. >
소설의 결말부분에 이르러 모든 의문이 풀리고, 비극으로 치닫는 부분에선 긴장감이 극에 달한다.
소설의 가장 큰 덕목은 '재미'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아름다운 이야기일지라도
소설은 소설다워야 하며, 재미가 없다면 독자를 이끌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흥미로운 구성으로 재미를 불러 일으키긴 하지만, 조금은
불교적 색체가 과도해 낯설음이란 단어가 자꾸만 머리에 맴돌았다.
어쩌면 불교적인 것에 대해 접할 기회가 너무 없었기 때문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