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시가 아키라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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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건은 정말 도미타가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데서부터 시작이 되었다. 도미타의 스마트폰을 택시에서 줍게 된 남자는, 배경화면에서 아름답게 미소짓고 있는 흑발의 미녀 아사미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도미타의 스마트폰 비밀번호를 각기 방법으로 유추해 풀어내는 것에 성공한 그는, 여러 사람을 사칭하면서 아사미를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다. 


한편, 경찰 부스지마는 인근 야산에서 시체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산으로 향한다. 산짐승이 파헤쳐서 우연히 발견된 그 시체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1년 사이에 묻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근처에서 속속들이 발견되는 신원 미상의 시체들은 무려 다섯 개. 실 하나 걸치지 않아 범인의 흔적을 찾기도 어렵고, 시체가 다 여성이라는 점과 하나같이 검은 색의 긴 머리카락을 갖고 있었다는 것에 수상함을 느낀 경찰들. 과연 경찰들은 범인을 잡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아사미는 범인의 손아귀를 안전히 피할 수 있을까?


우리 삶에 너무나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더 이상 스마트폰이 없는 삶을 꿈꾸기란 불가능할 정도이다. 그런 스마트폰의 보안이 손쉽게 뚫려 범죄가 시작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첫 번째 장은 한 남자가 아사미의 남자친구인 도미타의 스마트폰을 우연히 줍고, 그에 대해 약간의 정보를 알게 된 다음 거짓말처럼 비밀번호를 풀어 접속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로 있을 법한 일이고,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기 때문에 경악을 금하지 못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스마트폰을 주운 남자, 표적이 된 여자 아사미, 그리고 숲속에서 발견된 사체들의 신원을 조사하는 경찰로 총 3명의 시점에 맞추어 소설이 진행된다. 한 상황을 세 시선이 바라보는 것이 아닌, 각기 다른 시선으로 다른 사건들을 조명해 하나씩 퍼즐을 맞추어가듯 연결되는 이야기는 읽으면 읽을수록 흥미로웠고, 손에서 떼어낼 수가 없었다. 참 많은 반전이 속해 있었기에 예상 가능한 것도 있었지만, 설마가 현실이 되는 내용에 깜짝 놀라기도 했고, 마지막에는 훈훈하게 마무리되면서 참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실제로 있을 법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고 빠른 전개에 가독성이 좋았던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의 대상 수상작이라는 수식어가 걸맞은 아주 몰입도 높은 미스터리 작품이지 않았나 싶다. 스마트폰 보안의 중요성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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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이름은 유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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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게임에서 진 적은 거의 없다. 게임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냐고? 그렇다면 승부를 겨뤄보지 않겠는가. 누가 진짜 고수인지, 확실히 가려보지 않겠는가.”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패배나 실패라는 것은 몰랐던 사쿠마는 다니던 광고 회사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기획이 좌절되자 그 일의 원흉인 가쓰라기 가쓰토시 부사장에게 복수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부사장의 집 근처를 갔다가 우연히 주리가 담을 넘어 가출하는 것을 목격한 사쿠마는 부사장의 약점을 잡으려는 생각으로 주리에게 접근한다. 그런데 주리를 통해 그녀가 부사장의 혼외자녀라는 것, 가족들간의 불화로 가출했다는 것과 수중에 돈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사쿠마는 자신을 ‘거짓유괴’ 해 달라는 주리의 말에 유괴 범죄로 부사장에게 복수를 꿈꾸게 된다.


아무리 혼회자녀라고 해도 딸은 딸이지만, 이상하게도 사쿠마의 예상과는 다르게 부사장은 매번 모임에 꼬박꼬박 참여하고, 당황하거나 빈틈을 내보이지 않는다. 3억 엔이라는 돈을 주리의 몸값으로 책정해 보내야 했기 때문에 바빠야 할 법도 하고, 유괴 신고도 하면서 딸 주리를 찾을 것이라는 사쿠마의 예상은 한참 빗나갔다. 멀쩡해도 너무 멀쩡한 부사장. 과연 사쿠마는 완벽 범죄를 할 수 있을까? 부사장에게 복수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까?


미스터리 소설들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게임의 이름은 유괴]를 읽게 된 것은 순전히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네임벨류 때문이었다. 언제나 대단하다고 생각해왔던 작가이기 때문에 그가 쓰는 미스터리 소설은 어떠한 식으로 보여질 지가 무척 기대되기도 했다. 상황에 맞는 가면을 바꾸어가며 완벽 범죄를 꿈꾸는 사쿠마와, 돈이 필요해서 가족을 상대로 거짓유괴라는 아이디어를 내고 동조하는 주리의 캐릭터는 진부해보일 지는 몰라도, 사쿠마의 뛰어난 두뇌 회전과 상황에 200% 몰입하는 성격을 토대로 히가시노 게이고는 [게임의 이름은 유괴]를 진부하지 않게 써내려갔다.


정말 마지막 문장을 읽기 전까지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은 사실이다. 마지막까지 휘몰아치는 반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살짝 아쉬운 것은, 반전의 반전을 생각보다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는 거다. 한 번의 반전은 깜짝 놀랐지만, 반전의 반전은 앞부터 열심히 달려왔던 나를 순식간에 힘이 쭉 빠지게 하는 내용이었다. 결말에서 작가가 의도했던 반전은 성공했을지 모르나, 그 반전의 반전은 좀 신선하지는 못했다는 평을 내리고 싶다.


이 책을 통해서 언제나 줄거리가 3D 영화화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능력을 다시 한 번 더 경험할 수 있었다. 탄탄한 스토리나 깜짝 놀랄 반전보다는, 그가 창조해 낸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에 집중하면서 읽었던 [게임의 이름은 유괴]를 통해 두뇌 회전이 빠른 사쿠마와 뭔가 수상한 주리가 생동감 있게 내 눈 앞에서 그려졌다. 그리고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필력은 사람을 묘하게 빨아들이는 힘이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여러모로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책 [게임의 이름은 유괴]. 미스터리 소설계의 독보적인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 무언가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다는 느낌은 내 착각일까? 결말은 아쉬웠지만 내용은 탄탄하고 훌륭했으며, 매력적인 캐릭터를 찾아볼 수 있어서 즐거웠던 [게임의 이름은 유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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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탄잘리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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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을 원합니다. 오직 당신만을.


동양인이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한 시집 [기탄잘리]는, 노벨 문학상이라는 상의 무게감과 예이츠 등 유명인사들의 엄청난 평가로 나도 모르게 어려울 것 같다는 선입견을 갖고 읽게 됐다. 내가 잘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무언가 엄청난 책을 읽는다는 기대감이 앞섰다.


‘님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뜻의 [기탄잘리]는 인도 벵골의 시인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가 쓴 103편의 시들을 모아 출간한 책으로, 동양인이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만들었던 책이기도 하다. 타고르는 시를 통해 사랑, 인생, 신적인 존재, 고독 등 다양한 감정들을 이야기하는데, 문장 하나하나와 모든 단어가 모든 것을 노래하는 것 같은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다. 타고르의 시를 읽고 있으면, 주제가 무엇이든 간에 머릿속에 자연히 영화화가 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표현의 대가, 타고르.


[기탄잘리]에는 타고르의 시 103편 뿐 아니라 타고르의 삶에 대한 글도 거의 100쪽 가까이 실려 있어서 시의 전체적인 배경과 느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 타고르라는 천재 시인 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서 괴로워하고, 평범한 일상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인간적인 타고르의 모습 역시 엿볼 수 있어서 시를 이해하는 데 많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영어로 변역된 타고르의 시 103편 또한 만나볼 수 있다는 것 자체도 좋았다. 타고르가 직접 영어로 번역했다는 시는 영국의 예이츠에게도 큰 감동을 주었고, 아인슈타인과도 교류할 만큼 서양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게 되었다고.


어디 하나 빠질 데 없이 훌륭하게, 또 최선을 다해 독자들에게 타고르의 시들을 알려주려 노력했던 것이 엿보였던 책 [기탄잘리]. 많은 시들을 읽었고, 서양의 시들도 읽어보았지만, 동양의 시인이자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타고르를 여태까지 몰랐다는 게 참 부끄러울 정도로 그는 위대한 시인이라는 것을 [기탄잘리]를 통해 깨달았다.


시의 위대함, 시의 소중함, 그리고 시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얼마나 방대한지를, 시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 지, 얼마나 섬세한지를 깨닫고 싶다면 인도 벵골의 천재 시인 타고르의 [기탄잘리]를 읽어보시길. 정말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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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사람들 - 미스 페레그린이 이상한 아이들을 만나기 전
랜섬 릭스 지음, 조동섭 옮김 / 윌북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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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좋아하는 [페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의 작가네요! 사진으로 기묘하면서도 신비한 느낌을 주는 그의 이야기는 몇 번을 읽어도 질리지 않는 것 같아요. 영화로 표현되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원작의 풍부한 상상력! 꼭 책을 통해 느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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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교양 - 3,000년간 축적된 모든 지식을 짧지만 우아하게 말하는 법
니혼지츠교출판사 편집부 지음, 김영택 옮김, 모기 겐이치로 감수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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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흐름을 키워드로 나타낸다면, 그 중 하나는 꼭 ‘융합’이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현재 세계는 융합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때문일까. 종합적인 사고 능력을 사회가 개개인에게 요구하는 때가 이미 도래했다. 대학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를 모두 살펴보며 주요과목으로 손꼽히는 국어, 영어, 수학 뿐 아니라 비 주요과목이었던 체육, 미술 등 모든 방면에 뛰어난 성과를 보여 준 인재들을 찾고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최근 대한민국에는 인문학 열풍이 불었고, 그 뒤를 이어 교양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나날이 높아져만 갔다. 교양 있는 삶을 살기 위해, 교양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시중에는 교양과 관련된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런데 당신이 교양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면, 교양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일본 니혼지츠교출판사가 펴 낸 [보통의 교양]을 읽는 것이 어떨까.


책은 교양이 언어, 수학적인 사고 능력, 가치관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것이라고 했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는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교양이 필수적으로 다가온 이유는 바로, 교양을 통해 배움의 틀을 넓히고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배움을 할 수 있다는 데서 각별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보통의 교양]은 인문, 사회, 자연과학 등 교양을 쌓을 수 있도록 우리를 친절하게 돕고 있는 아주 좋은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배움의 끝은 없다. 우리 모두는 알고 있으면서도 때로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엄두를 내지 못하는 때도 있다. 하지만 [보통의 교양]은 해당 학문에 대해 전반적인 내용을 서술한 뒤, 4-5장에 걸쳐 조금 더 깊은 내용을 다루어 주고 관심을 이끌어내는 정도에서 멈춘다. ‘최소한의 교양’이라는 말이 걸맞게 전반적인 부분을 다룬 뒤 심화된 내용은 스스로 찾아보게끔 만들 정도로 흥미 있게 내용을 다룬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해당 학문을 배우고 싶다면 알아야 할 것들을 친절하게 나열해서 새로운 것을 조금 더 심화해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통계학을 조금 더 공부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알아야 할 기초 지식에는 확률, 베이즈 통계학, 파레토 법칙, 다변량 해석 등이 있고, 그것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곁들어 풀이해 놨다. 이처럼 친절한 교양도서가 또 어디 있을까?


격변하는 세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 가지 뿐 아니라 여러 가지를 요구하는 사회에 발맞추어 변화해야 한다. 그리고 [보통의 교양]은 도태될까 두려워하는 당신에게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교양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면, 교양 있는 사람을 꿈꾼다면, 주저하지 말고 [보통의 교양]을 집어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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