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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나로 사는 법 - 내 안의 숨은 긍정 기질을 깨우는 43가지 인생 기술
다케다 소운 지음, 김지윤 옮김 / 글담출판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사람의 말이란 게 참 신기하단 생각이 든다. 같은 말이라도 단어 선택 하나 억양 하나에도 그 뜻이며 온도 차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때론 미소 띤 선한 말에 따귀를 맞기도 하고, 때론 무심하고 거친 말에 살포시 안겨 위안을 얻기도 한다. 저자는 까칠하다거나 예민하다거나, 소심하다는 말 대신 민감하다라는 표현을 한다. 모두가 일맥상통하는 단어지만 앞에 열거한 까칠, 예민, 소심에 비해 민감은 부정적인 느낌이 덜 하다. 심지어 긍정에 더 가깝다. 책장을 흐르는 분위기며 어조도 제목에서 느껴지는 배려와 시각의 변화가 뚜렷하다. 조심스럽지만 소신 있고 부드럽지만 약하지 않다.
수영을 배울 때면 항상 듣는 말이 있다. "몸에 힘을 빼세요" 이 말이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 물에 들어가 본 사람은 안다. 또한, 알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도 모르지 않는다. 책<민감한 나로 사는 법>은 과부하가 걸린 몸과 마음의 힘을 빼고 세상을 가볍게 유영하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이다. 지금껏 없던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거나 우주 어느 별나라 이야기도 아니다. 익숙하고 친근한 어제의 너와 나의 고민과 마음 앓이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런데도 저자가 제시하는 마흔 여덟 가지 처세술 혹은 조언이 새롭게 느껴지는 건 사고의 약간 틀어진 각도 때문일 것이다.
무서우면 도망쳐도 되고 자신에게 가장 편한 방법이 정답이며 소심과 자신 없음이 무기가 될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상사와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결국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나의 마음도 지키면서 상대의 마음도 상처입히지 않는 요령을 나열하기도 한다. 착한 사람과 좋은 사람을 가장 명료하게 정의하기도 한다.
+ 세상이 정한 '옳음'에서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그것이 민감한 당신을 자유롭게 하는 길이자 가장 '옳은 일'입니다. (p22)
+ 민감한 사람은 고민이 많기 때문에 쉽게 행동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답이 무엇인지는 움직여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생각은 행동한 다음에 해도 충분합니다. (p202)
책장을 넘기며 세상이 만든 기준과 틀로 우리의 오늘이 얼마나 고달픈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지 다시금 확인하는 동시에 약간의 사고 전환과 고정관념의 작은 균열만으로도 해법에 이르는 과정이 한결 수월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세상 속에서, 사람 속에서 둥글둥글하게 잘 살아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좋은 에너지로 마지막 책장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