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한 마디 따라 쓰기 노트
박상용 지음 / 소라주 / 2017년 3월
평점 :
품절


중국어 왕초보 학습자가 관용어를 공부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시중에 나와 있는 초급 교재 중에 관용어를 다루는 경우가 없을 뿐더러 낯선 한자와 발음, 성조만으로도 버거운 게 사실이다. 그런데 <중국어 한마디 따라 쓰기 노트>의 구성이라면 입문자도 어려움 없이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 체르니 100번을 치고 있는 사람이 30번이나 40번을 흉내는 낼 수 있는 정도랄까. 깊이는 따라갈 수 없지만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구성을 보면 이렇다. 관용어 한자가 획순과 발음의 한글 표시 그리고 가장 중요한 어원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자를 연습하기 위한 공간도 충분하게 주어지고 있다. 획순을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긴 하지만 잘 사용하지 않고 마음대로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교정하거나 처음부터 바른 쓰기를 가능하게 해준다.

단지 한자를 예쁘게 쓰는 방법이라든지 처음 쓰여진 획은 삐쳐 나와 있다는 등의 좀 더 세부적인 내용이 빠져 있는 게 조금 아쉽다. 부수적이긴 하지만 한자를 쓰다 보면 좀 더 예쁘게 쓰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중국어 한마디 따라 쓰기 노트>는 중국어 병음 읽기가 익숙하지 않은 학습자에게도 문턱이 굉장히 낮다. 병음을 한글로 표시해 두어 책의 서두에 설명해 놓은 발음법을 먼저 읽어 본 후 한 권을 모두 공부할 쯤에는 발음이 굉장히 친숙해져 있을 것 같다.

어원 설명 부분도 딱딱하지 않고 이야기를 들려 주듯 흥미롭게 서술되어 있어 거부감 없이 어린 아이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저자의 이전 책에서도 이런 구어체 설명이 참 좋았는데 이번에도 기획 의도와 잘 맞아 떨어지는 듯하다. 그런데 이 관용어가 문장 안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다루고 있지 않아 궁금증이 생기는데 짧은 문장 한두개를 함께 수록했다면 완벽하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바이두에서 좋은 문장을 찾아낼 수는 있겠지만 입문자에게는 무리가 아닐까 싶다.

기획 의도와 이를 풀어내는 방식에 비해 너무 겸손한 편집에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중국어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돕는 요소는 충분히 담고 있다. 앞부분만 손 때 묻은 초급 교재를 다시 펼칠 용기가 없다면 <중국어 한마디 따라 쓰기 노트>로 다시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