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청춘이잖아 - 꿈을 꾸고 이루어 가는 우리 이야기
김예솔 지음 / 별글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물 언저리의 나를 만날 수 있다면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소위 말하는 대학 간판을 하늘(S.K.Y.)에 걸지못해, 패배감이란 무게에 짓눌려 이도 저도 못하고 정체되고 고여있던 그때의 나에게 말이다. 같은 이유로 5월의 교정을 만끽할 수 없는 누군가에게도 '괜찮아, 청춘이잖아'를 건네고 싶다. 그래서 가장 빛나고 멋진 20대를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도전과 경험은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용기가 된다. 이것은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연쇄 반응을 일으키며 건강하고 긍정적인 순환 고리를 형성하는데 이 고리를 만들어 준 저자에게, 고리 속 수많은 점 중의 하나가 될 수 있게 해준 그녀에게 고맙고 또 고맙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한 사람의 경험이, 한 권의 책이 이것을 너무나 쉽게 가능케 하는 걸 보면 말이다.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갈라파고스를, 자유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네덜란드 홍등가의 전경을, 소박한 정을 느낄 수 있는 벨기에의 맥주 한 잔을, 멋진 노년을 기대하게 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우리 것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헝가리를 눈을 감고 그려 본다. 어떠한 편견도 어떠한 선입견도 없이.

* 어떤 장소가 좋은 여행지로 기억되는 건, 얼마나 마음을 여느냐에 달려있다. (p206)

미사여구로 분칠하지 않고 민얼굴을 그대로 드러낸 그녀의 글과 여행 사진을 도배하듯 꽉꽉 채우지 않아 여백을 준 구성이 여유롭고 편안하게 행간을 읽고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지금 당장 떠나라고 채근하지 않으며 속도 보다는 방향에, 풍경보다는 사람에 집중하게 한다. 무엇을 위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그녀는 묻고 답하기를 반복하며 '그런데 당신은?'이란 여운 짙은 물음을 남기기도 한다.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모두 '행복'이라는 정거장들로 가득한 삶을 거쳐 '죽음'이라는 종착역에 갈 것이다. 결국 모두의 정착지는 같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각자 자기 속도대로, 리듬대로 자기의 길을 갈 때 큰 행복이 찾아오는 게 아닐까?' (p123)

여행은 어쩌면 압축해 놓은 일생을 통째로 경험해 보는 행위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여행은 기대와 설렘일 수밖에 없다. 한 번뿐인 생의 유한성 앞에서, 흘러간 시간,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무기력하기만 할 것 같은 인간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계속해서 그 회수와 깊이를 확장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 상상만으로도 심장을 뛰게 한다. 그리고 못난 어제의 나를 관대하게 끌어안고, 불안한 내일의 나를 토닥인다.

책날개 속 그녀를 설명하는 비범한 단어들은 '괜찮아, 청춘이잖아'도 그저 특별한 사람의 평범한 세계 여행기 혹은 자기계발서에 지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준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며 그녀의 여행에 동행하다 보면 첫인상은 어느새 보통 사람을 특별하게 만드는 더 특별한 세계 여행기로 역전되어 있다.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