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 - 절망의 시대에 다시 쓰는 우석훈의 희망의 육아 경제학
우석훈 지음 / 다산4.0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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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을 입력해주세요"오늘 한 푼 벌면 내일 애들한테 두 푼 나가고......"


어느 해녀 할머니가 했다는 이 말을 보면 경제학을 떠나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자식이 생긴다는 건 마이너스 경제의 시작이고 밑지는 장사 그 자체이다. 물론 한 생명을 놓고 플러스, 마이너스를 따진다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슬프게도 아이와 부모가 살아갈 시간은 현재, 현실이고, 현실은 그 더하고 빼는 행위가 없이는 굴러가지 않는다.


옛날 어르신들이 말씀하시길 아이는 자기 먹을 것을 쥐고 태어난다고는 하지만 요즘은 국가의 도움 없이는 한 아이가 태어나 성장하는 것이 말처럼 그리 녹록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오죽하면 아이들을 '돈 먹는 하마'라고 할까 싶다. 우스갯소리겠지만 서글프게 들린다.


아이를 낳는 순간, (아니 책에 따르면 낳기 전부터) 돈 들어갈 일이 많아져 이미 마이너스 경제가 시작된다. 여기서 발생하는 불안과 불안정을 단 몇 초의 자식들 미소로 해소하는 부모들은 정말 초인이고 신에 닿아 있는 새로운 인류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저자는 책에서 프랑스의 육아 정책을 예시로 들고 있는데 정말 먼 나라 먼 이야기이다. 부모가 아이를 낳으면 나라가 키우는 것이 프랑스라고 하니 외계 어느 별 이야기가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솔직히 정부를 믿고 사람들에게 "아이 낳으세요."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지금도 또 앞으로도 정부가 육아를 전폭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p41)


경제학자의 육아법에는 뭔가 특별한 돌파구나 해결책이 있는 것일까?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든 생각은 별다를 것도 그렇다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사람들은 최선을 다해, 자신들의 능력 이상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놓고 현행 정책의 맹점을 제거하지 않는 이상 읽히는 수가 거의 없어 보인다.


평균적으로 살아가면, 한국에서 평균적으로 아이들에게 더 많은 돈이 들어가게 된다. 아무리 벌어도 모자란다. 그걸 해주지 못하는 부모는? 그만큼 더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돈이 없거나, 미안하거나, 그중 하나에 반드시 속하도록 구조가 설계돼 있다. (p272)


건강한 첫째, 조금 아픈 둘째를 키우며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 남들도 다르지 않다는 것에서 오는 위로와 위안에 한숨 돌리고 아이를 위한 최선의 육아법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면 이 책은 역할을 다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블로그에서 많은 정보를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보니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육아 관련 이야기들이 그리 새롭지만은 않다. 그러다 보니 육아 관련 정보 면에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양수 검사의 필요성을 심각하게 생각해 보게 되었고 유모차를 선물할 때 고민하지 않게 되었으며, 아이와의 추억을 어떻게 만들고 남길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시도들을 공유할 수 있었다.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무엇이든 넘치는 아이로 키우기보다는 부모와의 추억으로 유년기를 가득 채운, 타인의 부족함에 나의 것을 나눌 수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분명 방법은 있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이 바람과 방법에 대한 서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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