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섬 1 - 비밀의 무덤 풀빛 청소년 문학 10
쎄사르 마요르끼 지음, 김미경 옮김 / 풀빛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이 여행에서 이렇게 놀랄 일이 대체 앞으로 얼마나 더 생길까?" (p297)

 

 

 

 

 

세상에! 재밌다.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독자들이 흥미로워할 이 둘 사이의 경계를 여우처럼 잘도 찾아냈고 마지막까지 팽팽하게 유지되는 긴장감에 감탄할 뿐이다.

 

 

 

 

생소한 작가의 이름만큼이나 그에 대한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아 구글에 들어가 그의 이름(césar mallorquí )을 검색하니 인자하고 장난기 가득한 할아버지의 사진이 뜬다. 소설을 읽으며 상상했던 작가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1953년생이라는 것. 그의 아버지도 유명한 작가라고 하던데 혹시?

 

 

 

 

 

주의

저는 스페인어 까막눈입니다.

위의 사진 속 인물이 쎄사르 마요르끼가 아닐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이 이야기의 핵심 키워드를 꼽으라면 단연 보웬의 섬(la isla de bowen)이 아닐까 싶다.

 

 

 

오래된 교회터와 함께 발굴된 성(聖)보웬의 무덤. 그 속에서 그의 유품과 함께 몇 가지의 금속이 발견된다. 이 발굴을 담당했던 고고학자 겸 탐사가인 존은 발견된 금속 중 한 가지의 분석을 의뢰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를 밝히지 않고 대륙탐사에 나선다.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예견이나 했던 것처럼 떠나기 전 아내인 엘리자베스에게 조심할 것과 해야 할 일을 당부한다.

 

 

 

 

순도 99.995%의 타이타늄 수정 바. <출처: (cc)alchemist-hp at wikipedia.org>

 

 

 

 

여기서 존이 의뢰했던 금속은 순도 100퍼센트의 티타늄이었는데 화합물이 아닌 순 티타늄은 이론상으로만 존재했기에 획기적이며 상당한 가치를 가지는 것이었다. 더욱이 보웬은 10세기경의 인물이었다.

 

 

 

 

여담이지만 실제로 티타늄은 18세기 영국의 광물학자이자 목사였던 그레고르가 학회에 보고하고 독일 화학자 클라포르트가 발견해 냈다고 한다. 금속조각이 발견된 장소, 존 포가트경의 이름 그리고 영국인이란 설정이 묘하게 비슷해 웃음이 나기도 했다.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틀린 적이 없다고 했던가. 존이 탐사를 떠나고 오래지 않아 행방불명이 되고 그가 보낸 소포는 도둑맞고 만다. 엘리자베스는 남편이 당부한 대로 사르꼬 교수를 찾아가 이 사건을 의뢰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추리소설을 읽다 보면 사건이 발생하고 장황하게 과정이 설명, 열거되면서 대단한 반전으로 끝을 맺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결말에 그리 큰 힘을 싣지 않지만 과정이 흥미로운 경우가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방식은 후자인데 이 소설이 그렇다(물론 아직 2권을 읽기 전이라 결말은 알 수 없다) 남편과 탐사대의 생사라든지 그들이 찾아나선 그곳 혹은 그것에 대한 궁금증보다 남편을 찾는 과정에서 언급되는 것들(보웬의 고문서, 순 티타늄, 원소기호 72번 하프늄, 지하도시, 해저 2만리 속 네모 선장...)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롭다. 더욱이 등장인물들도 매력적이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존의 아내 엘리자베스였는데, 여성에게 투표권이 주워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결혼을 하면 으레 남편의 성을 따르던 시대에 자신의 성을 유지하고 여성을 비하하는 사르꼬  교수에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대등한 위치를 고수하는 그녀의 능동적이고 대담하며 재치넘치는 모습이 보기 좋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면 남자는 세세한 부분을 관찰하고, 생각하고 거기에서 결론을 도출해 내죠. 여자는 반대로 세세한 부분을 관찰하고 ...... 친구들과 거기에 대해 수다를 떨죠 (p127)

 

제가 여자들 간의 우정을 악용했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죠

교수님도 똑같이 남성 우월주의를 남용하셨잖아요.

 

 

 

 

 

자신의 일기를 통해 독자에게 사건을 정리해 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사진작가 사무엘이다. 그는 이전에 사후사진을 찍기도 했다고 하는데 유럽에서 죽은 사람과 함께 찍는 사후사진이 인기를 끌던 때가 있었다는 방송을 본 지 얼마 안 된 터라 그가 실존인물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또 한 가지 재밌는 것은 곳곳에서 코난도일에 대한 애증이 묻어난다는 것이다. 그의 소설 속 인물을 떠올리게 하는 사르꼬 교수라든가 존이 남긴 쪽지의 단서 그리고 그에 대한 평가(소설 속에서 사르꼬 교수와 코난도일은 동시대 사람이다)가 그렇다.

 

 

소설의 주인공인 챌린저가 항상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으르렁거리는데 사르꼬 교수님이 자꾸 떠오른다. 삼 이건 거짓말이 아니라 사르꼬 교수님과 비교하면 챌린저는 천사나 마찬간지야 (p90)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1권의 마지막이 드라마의 예고편이었다면 아마도 발을 동동거리고 안달하며 다음 회를 기다렸을 것이다. 굉장히 극적이다. 2권은 물론 국내에 소개된 다른 소설을 읽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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