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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연애
성석제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2년 12월
평점 :
‘타고난 이야기꾼’ 올해 등단 25년째를 맞는 성석제를 아마 한마디로 가장 잘 표현한 문구가 아닐까? 그런 그가 2012년 겨울, ‘단 한 번의 연애’를 출간했다. 고래잡이 포수의 딸인 ‘민현’과 그녀를 평생 따라다니는 남자의 이야기는, 그의 첫 연애 소설이다.
초등학교 입학식 때 ‘민현’을 보고 첫 눈에 반한 ‘나’는 늘 그녀의 뒷 꽁무니만 쫓아다니는 꼴이다. 폭력적이고 억압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라다가 후에 무당의 수양딸로 들어간 ‘민현’은 성장하면서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남자들을 철저히 이용하면서 주체적으로 성장한다. 그런 사랑하는 ‘민현’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그녀를 절대 질투하지 않는 나, ‘세길’은 말 그대로 평범하고 순응적인 60년대 생 남자의 표본이다.
이러한 평생에 걸친 ‘민현'과의 사랑을 격동의 현대사의 물결을 맞으며 겪는다. 작가는 60년대의 베이비 붐, 70년대 산업화 과정과 80년대 군부독재, 민주화 운동, 90년대 IMF와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현대사를 두 남녀의 연애의 과정을 통해 담아낸다. 뿐만 아니라 국외에 이소룡, 오스카 레반트, 하이젠베르크 등의 사망같은 역사적 사건들을 담담하게 중간에 삽입하면서 ’민현‘과 ’세길‘의 사랑 이야기와 대조를 이룬다. 진추하의 ’One Summer Night'이나 Beegees의 ‘To Love Somebody'등 그 시절을 겪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음악들도 독자의 공감을 얻어낸다.
또한 ‘민현’의 아버지 직업인 포수로 상징되는 고래가 소설 속에서 묘사되는 부분이 소설 전체의 흐름을 상징한다는 부분이 굉장히 흥미롭다. 또한 작가가 실제로 이 소설을 집필한 장소이기도 하며 소설 속 배경인 경북 포항의 구룡포, 송도 해수욕장의 묘사가 너무나 아름다워 꼭 한번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소설 속 주인공과 같은 시대를 공유한 현재의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까지 아우를 수 있는 인류의 보편적인 감정인 사랑과 연애의 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