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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세상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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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책은 처음이었는데, 완전 몰입해서 읽었어요. 정말 대단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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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 - 내 발목을 잡는 가족에게서 벗어나 죄책감과 수치심에 맞서는 심리학
셰리 캠벨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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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가족 문제 전문가이다. 어려서부터 가족의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당해왔고 그의 나이 마흔 다섯에야 비로소 가족과 관계를 완전히 끊을 수 있었다 한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도우려 부단히 노력중이고 그 결과 이 책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풍습적 문화적으로 ‘가족’이라는 이름하에 약자를 얽매고 옥죄는 상황이 암암리에 널리 퍼져 있다. 이러한 내용에 관해서라면 여기저기서 서로 할 말이 참 많을 것이고, 나만 하더라도 이 문제에 대한 직간접적 경험이 무궁무진할 정도니... 어디부터 이야기해야 하는지 감조차 안 잡히지만, 대표적으로 우리의 부모세대는 그들의 부모에게 정서적인 학대를 참 많이도 받아 왔다. 왜 그래야만 했는지 나름 이해하려 해보지만 나 또한 자식을 소유물의 일종으로 여기는 시대 분위기 속에 성장해 왔으므로(윗세대와 대화를 나누다 이러한 가치관을 알게 된 계기가 더러 있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뭇 상황들을 이해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가족구성원 사이에 명백한 문제들이 놓여 있는데 그것을 문제라고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문제가 있다고 떠벌리는 순간 스스로 문제 있는 인간으로 낙인 찍히기 때문이다. 세상에 정답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그럼에도 알 수 없는 죄책감과 수치심이 자신의 존재를 무너뜨리도록 두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믿는다. 그건 세상의 정답과 오답을 떠나서 내게, 네게 그리고 우리에게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이 책은 트러블이 생긴 가족을 당장에 끊어내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고리를 끊어 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생존자’들이 가족이라는 타이틀때문에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워 두 손 두 발 다 들고 있을때, 자신의 느낌과 결정을 믿어도 된다고 격려해 줄 뿐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우리나라 K-장녀들에게 권하고 싶다. 읽고나면 아마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져 있을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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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은 아름다워
루시아 자몰로 지음, 김경연 옮김 / 사계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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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은 아름다워> 생리에 대한 그림책

보수적이고 성에 대한 얘기를 터부시하는 1950-60년대생의 부모님을 둔 나로서는 생리에 대해 그리고 성에 대해 가장 대놓고 이야기했던 유일한 시기가 중1때였다

‘가정’ 이라는 과목(이런 구시대적인 과목이 설마 지금도 있으려나?? 부디 그렇지 않길...!)에 성에 대한 내용이 있었고, 그 내용이 시험범위라 민망해하면서도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생리는 가임기 여성에게 나타나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살면서 사춘기와 갱년기를 겪는게 자연스럽지만 실상 그 시기로 인해 겪는 불편하고 부자연스러운 상황이 적지 않듯이 생리하는 기간도 그러하다 자연스럽지만 불편하고 부자연스러운 것

그리고 사람마다 겪는 증세, 통증, 정도, 느낌, 기분 등이 다 다르다 조금만 배려심 있는 마음으로 생리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아니, 생리가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의 몸상태와 건강 기분 느낌 등이 다 다를수밖에 없음을 인정한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는 로봇이 아니므로

<빨강은 아름다워>는 성에 대한 인식을 가지기 시작할때부터 참고해서 보면 좋은 책이다 성에 대한 지침서는 아니고 생리가 이상한 게 아니라는 걸 다정하게 알려주는 친구같은 그림책이다

많은 여성들에게 이 그림책이 위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느낀 위안을 여성들이 느끼길 바란다 더불어 가능하다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 그림책을 접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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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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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들린 밀러 장편소설 <키르케>,
500 페이지를 단숨에 읽어버렸다 넘나 흥미롭다!!

소설 <키르케>가 매력적인 이유 세 가지를 꼽아본다. 너무 좋으면 마음에서 애정이 흘러넘쳐버리는바람에 횡설수설하게 되므로 정신을 단디 차리고 하나하나 따져봐야 한다:)

우선, 작가가 아주아주 이야기꾼이다! 자신과 오디세우스를 동일시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야기의 밀당, 맺고 끊음이 아주 절묘하다!!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하면서도 한 권의 소설이 독자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까지 깔끔하게 다듬어 원석을 보석으로 만들어 내놓았다 마지막 장에서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둘째, 어려서 읽고 들었던 각종 신화의 조각들을 어느 정도 끼워 맞춰가며 읽을 수 있어서 몹시 흥미롭다 헬리오스와 소떼들, 다이달로스랑 이카로스,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 미노타우로스 등등등 따로따로 알고 있던 에피소드들이 물 흐르듯 이어져서 정말정말 재밌다 아! 이게 이래서 그런거구나 그래서 저런거구나 하면서 나도 모르게 이야기의 흐름에 휩쓸리게 된다:)

셋째, 신의 삶보다 인간의 삶이 나을 수 있음을 명확하게 시사한다 영원을 사는 신들과 다르게 인간들에겐 시간에 찌들어가는 모습이 분명 있지만 영원한 것만이 아름답고 고결한 것이 아님을 일깨워준다 특히 신 키르케가 아이를 낳아 키우며 겪는 고민, 걱정, 분노, 후회, 절망, 자책 등의 지극히 인간적인 심리상태는 내게 ‘신도 독박육아 앞에선 어쩔 수 없군!’ 하는 일종의 동질감에서 오는 쾌감까지 느끼게 해 주었다 덕분에 집콕육아중인 내게 위안도 되었고 말이지! 그런 인간적인것들이 당장은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그렇게해서 얻게 되는 성취, 지키고 싶다는 의지는 하루하루를 허투루 쓸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다. 영원은 어쩌면 존재하지 않음을 뜻하는 게 아닐까. 영원하지 못함이 비로소 시간이 흐르게끔 만들고 그 가치를 중명하는 셈인 것!

“예전에는 신이 죽음의 반대말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 죽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바뀌지도 않고, 손에 쥘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

이런 매력적인 이야기라면 두고두고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있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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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집
래티샤 콜롱바니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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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티샤 콜롱바니의 두 번째 소설 <여자들의 집>이 나왔다. <세 갈래 길>에 이어 이번에도 여성들의 삶을 이야기했다. 우리 할머니의 할머니, 할머니의 엄마, 할머니, 엄마 그리고 나와 우리 딸들의 이야기이다. 무엇보다 '정신이 깃든다'는 의미에 대해 거슬리지 않게 현대적으로 해석해 낸 것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곳곳에 깃든 과거의 정신으로부터 힘을 길어내어 현재를 아등바등 살아내는 건 어쩌면 우리 모두의 삶의 방식과 맞닿아 있는 것이 아닐까.

소설의 주요 무대는 현대 파리의 11구이다. 파리 11구는 파리 사람들의 삶이 가장 잘 녹아 있는 장소이자 파리의 정신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계층과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 섞이는 곳이다. 때문에 2015년 11월 13일 무차별 테러의 표적이 된 곳이기도 하다. 당시 사람들은 파리의 심장부를 공격당했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소설 속 주인공 솔렌이 우연히 들어간 카페 '라 벨 에퀴프'도 실제 테러로 인한 스무 명의 사상자가 나온 곳이다. 중요한 것은 '라 벨 에퀴프'는 슬픈 과거를 딛고 다시 일어섰다는 것이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과거의 고통과 슬픔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어쩌면 '극복' 같은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극복한다는 말은 지나간 부정적인 상황에 대해 과몰입을 하는 형상이다. 지나간 일이 아니라 우리는 현재 그리고 코 앞의 미래에 집중을 해야 당장 살아갈 힘을 얻는다. 시야를 넓혀 조금 먼 미래까지 바라볼 여유가 된다면 살아갈 힘에 꿈을 꾸는 힘까지-흔히 희망이라고 부르는- 얻게 되는 것이다.

파리11구 샤론 길에 위치한 '여성 궁전'은 오갈 데 없는 여성들을 보호해주는 여성 피난소이다. 상처투성이의 여성들이 과거를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게 아니라 현재와 더불어 미래를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의 존엄성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벌어준다. 숨막히는 현실에 치이고 시달려 자신을 온전하게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 이들에게는 오랫동안 주어지지 않았으므로.

약 100년 전, 파리11구에 이 엄청난 규모의 여성 피난소를 세운 블랑슈의 삶을 인간미 있게 재조명해 보며, '여성 궁전'에 깃든 정신과 영혼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동시에, 여성 궁전에서 대필작가 봉사를 하는 21세기의 솔렌을 포함해 그 공간에서 방황하는 수 백 명의 영혼들이 방황을 끝내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 나설 때 불안정하지만 완전한 쾌감을 느꼈다. 작가 래티샤 콜롱바니는 희망을 위해 삶의 고통에 맞서 싸우는 이들을 전면에 불러내 '승리자'라고 부른다. 이 작품의 원래 제목은 '승리한 여자들(Les Victorieuse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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