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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의 거미 - 자연에서 배우는 민주주의
박지형 지음 / 이음 / 2019년 8월
평점 :
'스피노자'와 '거미'라는, 연관 없어 보이는 단어들로 조합된 제목이 흥미로워 읽기 시작했다.
스피노자가 살던 시대부터 시작해 근대사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는 인간 사회의 모순과 문제점을 두루 살핀다. 그리고 이와는 대조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종들이 공존하는 자연생태계를 여러가지 생태학 이론으로 둘러본다. 저자가 생태학자이기에 관련 내용이 꽤 전문적이다. 하지만 잘 풀어 썼기에 전공자가 아니여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6장에 이르면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에 스피노자가 꿈꾼 '절대민주주의'에 대한 내용을 더하며 마무리된다. 한 권의 책에 꽤 많은 내용이 담겨서 다소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뇌 속 공간이 넓어지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기존의 진화론에 근거하지 않은 '생물다양성 중립이론'과 '생물군집의 자율구성 이론'과 같은 새로운 이론이 흥미로웠다.
거미줄은 그 모양이 복잡해 보여도 모두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한 쪽에 진동이나 자극이 있으면 거기서 멀리 떨어져 있는 거미줄까지 전달되어 거미는 먹이가 걸렸거나 무언가 일이 생겼다는 것을 금방 알 수가 있다. 거미줄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도 따지고 보면 모두 연결되어 있지 않을까. 모두 연결되어 있는 사회에서 연결되지 않은 것처럼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떻게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 책.